염갈량이 끝까지 지키려 공언했던 말. 창피를 무릅쓰고 뒤집었다. 오로지 우승 위해... 코치들에 졌다[잠실 초점]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 6일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엔트리가 발표됐을 때 2명의 이름이 빠져있었다. 이재원과 박명근. 둘을 대신해 손호영과 이우찬이 엔트리에 들어갔다.
정규시즌이 끝났을 때만해도 이 둘의 한국시리즈 승선은 당연했다. 박명근은 올시즌 중간에서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전반기에 필승조로 맹활약했다. 고우석이 빠졌을 때 함덕주와 함께 마무리로 나와 5세이브도 올렸다. 후반기에 부진했지만 팀에 대한 공헌도와 함께 KT에 좌타자가 거의 없고 우타자들이 많은 것을 감안할 때 사이드암 투수인 박명근이 충분히 포함될 것으로 보였다.
이재원은 올시즌 부진했다. 57경기서 타율 2할1푼4리(112타수 24안타) 4홈런 18타점에 머물렀다. 여전히 유인구에 속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이재원의 한국시리즈행을 공언했었다. 염 감독은 지난해 말 LG 감독으로 온 이후 이재원을 키우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당시 상무에 지원했던 이재원과 면담을 통해 군입대 대신 1년 더 LG에서 뛰도록 권유했다. 염 감독은 당시 FA로 한화로 떠난 채은성을 대신해 1루수로 고정하고 꾸준히 뛰게 하면서 성장시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원은 애리조나 전지훈련 막판 옆구리 부상으로 한달 가까이 쉬어야 했고, 돌아오자 마자 다시 옆구리 부상을 당해 또 한번 쉬었다. 이후 잠시 좋은 타격을 보였지만 이내 햄스트링 부상으로 다시 이탈했고 이후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그렇게 부상으로 빠진 사이 외야수로 데려온 오스틴 딘이 1루수로 자리를 잡았고 이재원은 예전처럼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출전 기회를 확보하지 못했다.
염 감독은 "내가 군대를 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그에 대한 미안함이 있다"면서 "한국시리즈에 데리고 갈 것"이라고 처음부터 밝혔다. 염 감독이 외부에 얘기를 하는 것은 자신과의 약속이자 다짐과도 같은 것. 외부에 말을 했기 때문에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염 감독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지 못했다. 코칭스태프와의 회의에서 결국 자신의 주장을 거둬들여야 했다.
논리적으로 승리를 위해 말하는 코칭스태프에게 자신의 주장만 할 수는 없었다. 염 감독은 "KT가 올라오면서 이재원을 더 이상 주장할 수가 없었다"며 "KT에 왼손 불펜이 없어 오른손 대타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 NC가 올라왔다면 이재원이 필요했을 텐데 KT가 올라오면서 대주자, 대수비 요원인 손호영으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명근에 대한 미안함도 말했다.
사실 박명근이 시즌 막판 부진했지만 누구도 박명근의 배제를 주장하지 않았다. 그가 올시즌 보여준 활약이 있었기 때문.
3주 정도의 휴식기가 있어 지친 체력을 보충해 구위를 끌어올리면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봤다. 가뜩이나 KT에 우타자가 많아 필요한 자원으로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연습경기에서도 박명근은 박해민에게 홈런을 맞는 등 덜 회복된 구위를 보였고, 결국은 최근 구위가 좋아진 좌완 이우찬으로 교체됐다.
염 감독은 "명근이는 5,6월엔 나의 핵심 카드였다"면서 "우리 팀이 여기까지 오는데 큰 역할을 한 선수다. 명근이가 한국시리즈에서 지는 경기에서 1이닝이라도 경험을 하는게 내년 시즌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박명근을 끝까지 주장한 이유를 말했다.
하지만 전력 분석팀과 코칭스태프의 만류로 결국 이우찬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염 감독은 "나는 팀 전체를 보지만 전력분석팀이나 코칭스태프는 오로지 한국시리즈만 보지 않나. 그들에게 내가 졌다"고 했다.
다행히 구단에서 이재원과 박명근에게 한국시리즈 우승할 경우 우승반지와 함께 배당금 자격까지 주기로 했다.
염 감독은 "이재원은 마무리 훈련도 참가를 해야 해서 한국시리즈는 함께 하지 않기로 했고, 박명근은 함께 다니기로 했다"고 말했다.
염 감독에겐 아픈 손가락이 된 이재원과 박명근. 염 감독이 자신이 공언한 말을 바꿀 정도로 오로지 한국시리즈 우승에만 집중을 했다.
염 감독은 1차전서 2대3으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경기 감각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내일 경기 기대하고 있다"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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