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영상검사 방사선 노출 걱정...진단장비 오해와 진실
매년 11월 8일은 '세계 영상의학의 날'이다. 독일 물리학자 뢴트겐(Wilhelm Conrad Rontgen)이 X-선(엑스레이)을 처음 발견한 1895년 11월 8일을 기념하고, 환자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필수적인 영상의학의 중요성 널리 알리고자 제정된 날이다.
영상진단장비는 현대 의료 분야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특히 환자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는 필수적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건강 검진 시 흉부 엑스레이 촬영과 복부 초음파는 기본 검사에 해당한다. 정밀 진단이 필요할 경우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등도 상황에 맞게 고려하게 된다. 여기서 각 영상진단장비들은 작동 원리와 사용 용도 또한 다르다. MRI는 '자기장'을, 엑스레이와 CT는 '방사선', 그리고 초음파는 '음파'를 이용한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4월 12일부터 올해 2월 5일까지 18~69세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의료방사선 인식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의료방사선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거나 잘못된 인식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영상의학의 날을 맞아 영상진단장비에 대한 오해와 궁금증들을 알아봤다.
◆MRI 검사, 방사선 노출 걱정 안 해도 될까요?
MRI 장비는 촬영 시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는다. 방사선을 사용하는 영상진단장비는 엑스레이와 CT뿐이다. MRI는 강한 자기장이 발생하는 통 안에서 인체에 해가 없는 고주파를 투여해 촬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방사선 영향이 없으나, 많은 사람들이 MRI도 방사선 위험이 있다고 잘못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 의료방사선 인식 조사에 따르면, '영상검사 중 가장 많은 방사선이 나오는 검사는 무엇인가'라는 문항에서 응답자의 37.2%가 MRI라고 답했다.
MRI는 공명되는 전자파를 측정한 영상으로 질병을 진단하며, 주로 뇌혈관이나 뇌종양을 확인하기 위한 두경부 검사나 척추 검사에 사용된다. CT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근육이나 인대, 피하지방 등과 같은 연부 조직의 이상징후를 확인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며, 횡단면 촬영만 할 수 있는 CT와 달리 관상면과 시상면도 촬영이 가능해 임상적 진단 역량이 뛰어난 장비이다.
그러나 MRI 진단에도 한계점이 있다. 다른 영상진단장비와 비교해 MRI는 검사 비용이 다소 비싸고 검사 시간이 30분에서 60분 정도로 오래 걸린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영상진단장비 업체들이 진단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진단 속도를 향상하기 위해 MRI 장비에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방사선 사용하는 CT 촬영, 정말 인체에 무해한가요?
국민 의료방사선 인식 조사에서 '적은 양이든 많은 양이든 의료방사선은 사람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다'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7.6%가 '그렇다'(40.3%) 또는 '매우 그렇다'(7.3%)라고 답했다.
또한 '적은 양이든 많은 양이든 의료방사선을 쪼이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위험하다'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1.2%가 '그렇다'(43.9%) 또는 '매우 그렇다'(7.3%)라고 답하는 등 의료 방사선에 대해 과도한 두려움을 갖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적으로 한 번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100밀리시버트(mSv)를 초과했을 때, 이후 암 발생 위험이 약 0.5%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단을 위한 영상검사에서 1회 촬영 시 100mSv의 피폭량을 받는 경우는 없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가장 흔하게 시행되는 방사선 검사 중 하나인 흉부 엑스레이 검사의 방사선 노출량도 0.1~0.4mSv 정도로 낮아 성인 환자에게는 비교적 안전하다. 그러나 CT는 엑스레이보다 많은 양의 방사선을 사용하기에 방사선 피폭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CT 장비는 인체 단면에 방사선을 여러 차례 투과해 3차원 이미지를 생성한다. 특히 CT 스캐너는 다양한 각도와 방향에서 촬영되기 때문에 다양한 단면 이미지를 생성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영상의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방사선량을 줄이는 저선량 CT를 선보이고 있다.
원종혁 기자 (every8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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