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해·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절반가량은 10~20대였다. 이 중 절반은 정신과적 문제로 자해·자살을 시도했다. 젊은 세대의 정신건강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손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을 분석한 ‘2022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를 8일 발표했다. 정부는 손상 발생과 역학적 특성을 파악하고 손상예방관리 정책 수립·평가를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하기 위해 2006년부터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 통계는 오는 9일 국가손상정보포털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지난해 이 조사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23곳으로, 전체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 450곳 중 일부다. 23개 응급실을 찾은 손상환자는 총 19만3384명으로 이 중 입원한 환자는 3만788명(15.9%), 사망한 환자는 2613명(1.4%)이었다. 남자(57.5%)가 여자(42.5%)보다 더 많았고 연령별로는 0~9세가 18.6%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세 이상(15.0%), 20~29세(13.2%) 등 순이다.
주요 손상 기전은 추락·낙상(36.8%)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부딪힘(19.5%), 운수사고(13.5%), 관통상(11.0%), 중독(4.1%) 등이다.
자해·자살이나 폭력·타살 등의 ‘의도적 손상’은 비음주 상태의 환자 중엔 5.8%였는데 음주 상태의 환자 중에서는 33.8%를 차지했다. 음주상태에서는 중독(11.2%), 추락·낙상(43.2%), 부딪힘(22.5%) 등의 손상도 다른 기전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의도적 손상에서 자해·자살 환자의 비율은 10년 전인 2012년(2.2%)보다 2.3배 가량 증가한 5.1%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10~20대 자해·자살 시도자의 비율이 46.2%로 가장 높았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5.4%포인트나 올랐다.
자해·자살 시도 이유로는 2012년에는 가족·친구와의 갈등이 27.9%로 가장 많았고 지난해에는 정신과적 문제가 44.1%를 차지했다.
10~20대의 중독환자 수도 10년 전보다 2.4배 늘어난 2770명을 기록했다. 중독으로 인해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환자에서 10~20대 비율도 높아졌다. 지난해 중독 입원 환자 중 28.0%, 사망환자 중 9.4%가 10대였다. 중독 손상환자 중 74.5%는 자해·자살이 목적이었다. 중독물질로는 치료약물(66.9%), 인공독성물질(10.7%), 가스(10.3%), 농약(9.5%) 등이 많았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낙상에서 60대 이상 환자의 비율이 10년 전보다 1.8배 늘어난 42.9%를 기록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입원율과 사망률도 증가했다. 낙상은 집(45.1%)에서 발생한 사례가 가장 많았고, 세부 장소로는 거실(17.6%), 계단(16.2%), 화장실(15.3%)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운수사고는 10년 전과 비교해 손상환자 수는 1만6828명 감소했으나 오토바이(17.1%), 전동 킥보드·전동휠 등 기타 육상운송수단(7.5%)의 비율이 증가해 사회변화에 따라 사고의 유형도 달라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