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의 의미, 디어 라이프”...서울독립영화제가 올린 희망의 닻[MK현장]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3. 11. 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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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독립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가 어려운 한국 영화계의 현실 속에서도 49번째 희망의 닻을 올린다.

8일 오전 서울 아트나인에서 서울독립영화제2023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동현 집행위원장, 김영우 프로그래머, 배우 권해효, 심사위원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개막작 ‘신생대의 삶’ 임정환 감독과 배우 심달기 박종환 박진수도 함께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화진흥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독립영화제 축제이자 한 해 동안 만들어진 독립영화를 결산하는 경쟁 영화제다.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의 전통을 계승, 금관단편영화제와 한국독립단편영화제 등을 거쳐 현재 틀을 갖췄다.

영화제 슬로건은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이다. 1999년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영화제의 변화 의지를 담은 초기 슬로건을 내세웠다. 영화 운동의 도도한 물결을 넘고 다양한 실천과 미학적 실험을 거쳐 영화의 미래를 확장,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다.

올해 출품된 작품은 총 1374편(단편 1222, 장편 152편)이다. 상영작은 총 130편(단편 87편, 장편 43편)이다. 전년도 대비 200편이 감소했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장편은 증가하고 단편은 감소했다. 2020년과 2022년 2년간 코로나로 사업이 중단됐고 최근 몇 년간 영화제가 폐지되면서 단편 영화 상영 기회가 축소됐고 영화제 지원이 감소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49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고 무게감을 가진 숫자다. 5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독립영화제의 선포를 알리는 의미 있는 영화제”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더불어 “봉준호 연상호 감독님 등의 시작도 단편이었다. 당장 2~3년에 결과를 내지 않지만 10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그걸 기억해달라”고 덧붙였다.

올해의 슬로건인 ‘디어 라이프’다. ‘친애하는 모두의 삶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이 시절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며 어떤 각오와 달관과 행동을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영화에서 영화로 소통하고 이어질 삶을 통해 혼란한 오늘을 무사히 버텨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신생대의 삶’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신생대의 삶’은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특별상 수상작인 ‘국경의 왕’ 이후 임정환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2023년 서울독립영화제의 후반 제작 지원을 받은 작품이다. 실종된 남편을 찾아 리투아니아에 온 주인공 김민주가 남편의 흔적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을 담고 있다.

박종환은 서울독립영화제에 대해 “다양한 영화를 지지해주는 큰 행사 느낌”이라며 “배우로서 뜻깊은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6회를 맞은 배우 프로젝트는 새로운 독립영화의 얼굴을 발굴하고 창작자와 배우의 교류를 통해 독립영화 제작에 실직적으로 기여하고자 시작됐다. 올해도 ‘60초 독백 페스티벌’이 개최한다.

올해 배우 프로젝트는 지난달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공모를 진행했다. 총 2940명의 역대 최대 지원자를 기록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24명의 배우는 영화제 기간 중 본선 공개 자유연기를 펼친다. 권해효를 비롯해 배우 조윤희 김종수 류현경, 감독 변영주 장건재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권해효는 “독백 페스티벌을 뽑히는 특강과 유튜브도 생겼더라”며 아쉬운 목소리를 내면서도 “배우들이 경쟁과 평가보다 사람들에게 선택받기 전까지 기다림과 부딪쳐야 하는데, 당신 괜찮다고 용기와 응원을 주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배우 프로젝트의 의미를 짚었다.

본선 장편 경쟁 심사위원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선정됐다. 올해 심사위원은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예수정, 최재원 앤솔로지스튜디오 대표가 장편 경쟁 심사위원을 맡았다. 김보라 감독, 감독 겸 가수 이랑, 이정홍 감독이 단편 경쟁 심사위원을 맡는다.

연상호 감독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만드는 감독님들께 응원을 드리고 싶다. 심사 기준은 심사위원들과 더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 기성 작가들이 어떻게 자기 세계를 이어오고 있는지, 신진 작가가 어떤 비전을 보여주는지를 보며 심사할 것 같다. 제가 ‘지옥’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경쟁 부문에 오른 적이 있다. 그때 수상에 실패했다. 폐막작 뒤풀이에서 심사위원에게 왜 내 작품에 상을 주지 않았느냐고 언쟁했다. 그 언쟁이 일어나지 않게 심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영화를 가져오도록 다른 심사위원들과 잘 이야기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지난 몇 년 사이 팬데믹을 지나며 한국영화제 전체에서 생태계 변화가 일어나고 독립영화계에도 충격파를 주고 있다. 올해 출품된 작품을 보면서 창작자들이 단편 수는 줄었지만, 장편 수는 늘었다. 출품된 작품을 보면 소규모 작업을 하거나 독립적인 방식, 개별적인 방식을 통해 완성된 작품이 있어서 한국 영화계 양극화를 보여주는 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여전히 독립영화의 미덕과 장점을 지닌 작품을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주목받은 독립영화도 소개하려고 했다. 자기들만의 색깔을 가진 작품도 배치해서 균형성을 가지려고 했다. 응원으로 마음으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49회를 맞이한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30일부터 12월 8일까지 9일간 CGV압구정에서 개최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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