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뎁스’의 역설···답이 나와있는 KT 불펜, 답을 써야하는 LG 불펜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는, 염경엽 LG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 모두 ‘경험’을 화두로 불펜진 운용 방향에 힌트를 내놨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상황별로 변수를 전제하면서도 선발투수 다음의 두 번째 불펜투수를 두고는 “아무래도 경험 있는 투수를 먼저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예컨대 올해 선발로도 뛰었지만, 불펜 승리조로 앞서 두 시즌 경험한 이정용과 전천후로 큰 경기 경험이 많은 함덕주 그리고 산전수전 베테랑 김진성 등의 이름을 우선 떠올리게 하는 코멘트가 이어졌다.
원정팀 사령탑으로 1시간 뒤 인터뷰를 한 이강철 감독도 경험을 주제어로 다뤘다. 그런데 손동현(22)와 박영현(20) 등 젊은 주축 불펜투수들을 거론하며 역설적으로 ‘경험’을 얘기했다. “어리지만 경험에서 밀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동현은 앞서 NC와 플레이오프에서 MVP에 올랐고, 박영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마무리급 활약을 펼친 뒤 2년 연속 가을야구도 치르고 있다. 이 감독은 상대팀 특정 선수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손동현과 박영현이 LG 불펜 전력에서 새롭게 부각된 투수들에 비해 경험 싸움에서는 처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신뢰를 보냈다.
그런데 이강철 감독은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KT는 경험 문제를 떠나 손동현과 박영현 그리고 베테랑 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필요하다면 매경기 써야 하는 구조다. 주권과 이상동, 김영현 등의 다른 카드를 쥐고 있지만, 출발선에서 활용법은 살짝 구분해놓고 있다.
LG는 불펜투수로만 9이닝을 치를 수 있을 만큼 카드가 많다. 이정용과 유영찬, 백승현, 김진성, 최동환에 마무리 고우석 등 우완투수들과 더불어 함덕주, 이우찬, 손주영 등 왼손투수들을 가세시켰다. 사이드암 정우영도 있어 가용 불펜자원만 10명에 이른다. 이들 중 정규시즌 승리조로 썼던 카드도 6~7명은 된다.
염경엽 감독과 이강철 감독이 똑같이 경험을 얘기했지만 경험의 용어 정의가 달라지는 지점이 바로 이곳에 있다. KT는 소수정예 불펜진의 최근 이력을 경험으로 인정하고 믿고 가는 구조다. 그런데 LG 불펜진에서는 경험이 하나의 선택 요인이 돼 있다. 더구나 LG는 긴 휴식기 덕분에 실질적인 가용 자원이 더 많다. 박빙 상황에서 낼 수 있는 카드가 많다는 점이 오히려 한국시리즈 출발선에서는 LG 벤치의 생각을 복잡하게 하는 배경이 되는 것으로도 보인다.
LG는 첫날 1차전에서는 ‘경험’과 ‘익숙함’으로 카드를 골랐다. 이정용과 함덕주에 이어 주전 마무리 고우석을 올렸다. 그러나 투명하게 드러난 순서대로 불펜을 쓴 KT보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정용은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0.2이닝 1안타, 1볼넷으로 위기에 몰렸고, 함덕주는 안타 1개는 허용했다. 고우석은 9회 2아웃 이후 볼넷과 2루타로 결승점을 내줬다.
시리즈 초반, KT 불펜은 ‘답’이 나와있지만 LG 불펜은 ‘답’을 써야 하는 구조다. 최고점을 받을 수 있는 답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LG 시선에서 한편으론 한국시리즈 불펜싸움이 심리전에서 완전히 체력전으로 돌아가는 ‘다다익선’의 시간을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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