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특구 핵심은 ‘차별화’[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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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사람이 몰리는 건 예나 지금이나 교육 때문이었다.
시작은 고려 시대 도입된 과거제도다.
개경엔 과거시험을 잘 치르게 하는 일종의 사교육기관인 학당이 대거 번성했다는 기록도 있다.
현재 강남 중심의 수도권 비대화는 점점 더 거대해져 공고해지고 있으며, 저출산 시대와 맞물려 지방 소멸 등의 각종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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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사람이 몰리는 건 예나 지금이나 교육 때문이었다. 시작은 고려 시대 도입된 과거제도다. 과거제는 당시 고려 도읍이었던 개경으로 인재를 모여들게 했다. 개경엔 과거시험을 잘 치르게 하는 일종의 사교육기관인 학당이 대거 번성했다는 기록도 있다.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 조선 시대도 마찬가지다. 전국 각지의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치르기 위해 며칠 일정으로 상경해 성균관으로 향했고, 급제자들은 한양에 뿌리를 내리며 신흥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인재가 계속 몰렸고, 자연스럽게 한양은 커졌다. 1970년대 강남 개발을 위해 정부가 도심의 명문 고등학교를 한강 이남으로 이전시키면서 해당 지역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지역이 된 것도 비슷한 이유다. 현재 강남 중심의 수도권 비대화는 점점 더 거대해져 공고해지고 있으며, 저출산 시대와 맞물려 지방 소멸 등의 각종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정부가 지방시대 종합계획으로 교육발전특구 정책을 내놨다. 지역 내 공교육을 강화해 지역 인재를 양성해 지역에 정주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학생 선발·교육 과정의 자율권을 넓혀 지역 명문고가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 인재들이 서울 대신 지방대로 진학할 수 있게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일부 지역에선 국제고, 자사고 등을 유치하겠다고 하고, 고교 평준화 이전 지역 명문고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는 고려·조선이 아니고 1970년대 개발시대도 지났다. 산업화 시대에 짜인 공장형 교육 시스템을 고치지 않으면, 교육특구만으론 답이 되기 어렵다. 현재 거의 모든 중·고등학교는 대학 입시에 맞춰져 국·영·수 위주의 똑같은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대학들도 각기 이름과 소재지만 다를 뿐, 똑같은 공장에서 찍어낸 복제품과 같다. 대표적 학과인 경영(경제)학 교육 내용만 봐도 개론, 원론 등 모든 대학이 거의 유사하다. 경영학뿐만 아니다. 공학, 인문학, 어문학은 물론 예술·체육까지 거의 모든 대학이 비슷한 학사 구조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 모두 비슷하게 운영되니 줄 세우기 쉽다. 서열화의 최상위는 서울과 수도권에 포진해 있고, 우수 인재를 유치하려는 기업들도 서울과 수도권에 쏠려 있다. 현행 체제에서 지역 명문고가 탄생해도, 결국 최종 선택지는 지역이 아닌 서울 소재 명문대나 대기업으로 보이는 이유다.
변화에 발 빠른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암기 잘하는 모범생보다는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융합형 인재를 찾고 있다. 강의와 교과서가 없는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에콜42 대학은 팀 프로젝트를 통해 협업 능력이 뛰어나고 주도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에콜42 대학은 ‘학교에서 정해진 길로 가도록 강요하는 것’을 비판한다. 코딩 교육기관인 미국 뉴욕의 플랫아이언스쿨 또한 팀 프로젝트 중심의 경험 학습으로 운영된다. 학생들 간 협업을 통해 자신들이 설정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역량을 키운다. 첨단시대에 맞춰 국내도 혁신적 학제나 파격적인 교육 과정으로 차별화하는 중등 및 고등 교육기관의 등장이 필요하고, 그러한 교육들이 주목받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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