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유근택[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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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의 거대 담론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일상(日常)'이라는 소소한 질문에, 나는 관심을 가졌다. 만나는 사물이나 사건이 때로는 엄청난 에너지를 동반하고 있다는 지점을 인지(認知)하면서, 그림의 방향을 바꿨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상은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지만, 예술가는 바늘 하나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것 같은 견고한 일상에 틈을 만들고 뒤집으면서 언어를 만들어내는 존재다. 이것이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다." 성신여대 교수인 한국화가 유근택(58)의 말이다.
"작가가 대나무를 칠 때는 색이나 형태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다. 작가의 호흡과 몸과 정신을 대나무를 통해 드러내는 미학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는 대상과 작가의 하나 되기를 지향한다. 그래서 사군자(四君子)를 '그린다'고 않고, '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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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의 거대 담론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일상(日常)’이라는 소소한 질문에, 나는 관심을 가졌다. 만나는 사물이나 사건이 때로는 엄청난 에너지를 동반하고 있다는 지점을 인지(認知)하면서, 그림의 방향을 바꿨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상은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지만, 예술가는 바늘 하나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것 같은 견고한 일상에 틈을 만들고 뒤집으면서 언어를 만들어내는 존재다. 이것이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다.” 성신여대 교수인 한국화가 유근택(58)의 말이다. 이런 말도 했다. “작가가 대나무를 칠 때는 색이나 형태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다. 작가의 호흡과 몸과 정신을 대나무를 통해 드러내는 미학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는 대상과 작가의 하나 되기를 지향한다. 그래서 사군자(四君子)를 ‘그린다’고 않고, ‘친다’고 한다.”
그에게 화두인 ‘일상’은 매일 반복되는 풍경이 아니다. 그 속에서 잊힌 감각을 깨우치게 해주는 또 다른 세계다. 그는 전통적인 먹과 붓으로, 거칠면서 긴 호흡으로, 굵고 선명하게 화폭을 툭툭 건드리는 담백함으로 전환해갈 때도 태풍의 눈처럼 거대한 서사(敍事)가 응축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정신성이 자칫 관념적·추상적으로 흐를 수 있다”며, 자신의 절대적 명제인 ‘리얼리티’의 진정성과 조우(遭遇)하는 작업이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화단에서 ‘뉴 웨이브(New Wave)의 상징’이던 그는 “보일 듯하면서 보이지 않는, 잡힐 듯하면서 잡히지 않던 시기에 ‘포스트 모던(Post Modern)’이라는 말로 표현되던 시대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한다. 한국화의 전복(顚覆)을 꿈꾸며, 더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 것이다.
그가 6년 만의 개인전 ‘반영’을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에서 지난 10월 25일 시작했다. 오는 12월 3일까지다. ‘창문’ ‘거울’ ‘이사’ ‘봄-세상의 시작’ ‘말하는 정원’ ‘반영’ ‘분수’ 연작 등 대표작 40점을 선보인다. 그 전시 작품들을, 베이시스트이면서 작곡가인 정수민이 음악 언어로 풀어낸 앨범의 음원 5곡이 8일 공개되기도 했다. 그 LP 앨범은 12월에 나올 예정이다. 그의 작품을 둘러보면서, 그가 “일상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 나의 관계성이다”라고 하는 의미를 곱씹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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