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속도로 인플레 둔화” vs “승리 선언 일러”···갈라진 연준

뉴욕=김흥록 특파원 2023. 11. 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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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스비 총재 “통화정책 먹혀···빠르게 둔화 가능”
카시카리 총재 “인플레, 아직 할일 많아”
연착륙 전망도 낙관론-신중론 갈려
월러 이사 “고용시장 정상화하고 있다”
보먼 이사 “불확실성 비정상적으로 높아”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UPI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경제 전망을 둘러산 월가의 논쟁이 활발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낙관론과 신중론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가 전망은 물론 연착륙 가능성을 두고도 의견이 갈라져 통화정책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가장 빠르게 둔화했던 시기는 1982년”이라며 "앞으로 몇달간 지켜보겠지만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빨리 떨어질 수도 있다. 통화 정책이 먹히고 있는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굴스비 총재는 경기 전망과 관련해서도 “현재 경제가 다소 낯선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황금경로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이게 현실화한다면 아마도 실업률은 아주 천천히 오르고, 인플레이션은 크게 둔화되는 형태일 것이며, 이게 우리의 목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쉬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굴스비 총재는 “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낮추는 일은 지금까지는 없었다”며 “한 번 도전해보자”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다만 12월 통화정책에 관해서는 “위원회는 그때그때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연준 내 매파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고용 시장을 언급하며 통화 정책에 진척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고용 시장은 둔화되고 있다”며 “(인력 부족으로 과열됐던) 고용 시장이 정상화 되고 있으며 노동 공급과 수요 사이에 균형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월러 이사 역시 이같은 평가를 통화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말을 아꼈다.

고용 시장은 서비스업 물가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월러 이사가 고용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는 경제 연착륙 가능성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의 향후 둔화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다. 아서 미국 노동부는 10월 비농업고용자수가 15만명 늘어나 증가폭이 전월 29만7000명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실업률도 3.9%로 소폭 상승하며 인력 부족 상황에서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미셸 보먼 연준이사. AFP 연합뉴스

물가나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연준 내 목소리도 여전하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추가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하이오뱅커스리그가 주최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을 적시에 2% 목표가지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먼 총재는 현재 5.25~5.5% 기준금리에 대해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9월 이후 금융 여건도 긴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높은 수준이고, 장기물 국채 금리가 올라 금융 여건도 긴축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먼 이사는 금리 인상 필요성의 근거로 경제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데이터나 변동, 현쟁 진행 중인 지정학 위험을 고려하면 경제 상황과 전망에 불확실성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앞으로 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진전이 정체되거나 제때 물가상승률을 2%로 내리기에 불충분하다는 신호가 나오면 앞으로 금리 인상을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연준 내 또다른 매파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에 대해 보다 경계하는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팍스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는 정말 회복력이 있다는 점이 입증됐고 이는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으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가 여전히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쪽에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카시카리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양호하고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연준의 다음 행보를 결정하기 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보고 싶다. 너무 빨리 승리를 선언하는 데 대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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