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 걸린 아기 11배 늘었다…“상황이 심각” 어느 정도길래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3. 11. 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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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기사 내용은 해당 없음.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국에서 최근 10년 새 아기 매독환자가 약 11배 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부모에게 직접 매독을 물려받은 선천성 사례들로 그만큼 매독 환자가 미국 내에서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일본에서도 매독 환자가 10년 새 10배가 늘었다는 보고는 물론 국내에서도 매독 환자가 늘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매독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병)의 전조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7일(현지시간) 지난해 발생한 선천성 아기 매독환자의 수가 약 3700명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10년 전 집계된 수의 약 11배다.

매독은 박테리아 트레포네마 담창구로 인해 발생하는 성전파 감염이다. 궤양, 발진, 열, 피로, 두통,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임신 중 매독에 걸리면 유산과 사산으로 일어질 수 있다. 유산과 사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영아는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심각한 발달 지연 등을 겪을 수 있다. 실제 CDC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기 매독환자 약 51명이 목숨을 잃었다.

CDC에 따르면 3700명의 아기 매독환자 중 약 38%가 산전 검사를 전혀 받지 못한 여성에게서 태어났다. 한번 이상 산전 검사를 받은 여성 중에서도 약 30%는 매독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적정 시기를 놓쳐 검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산전 검사 후 매독 양성 반응을 보인 산모 88%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로라 바흐만 미 CDC 성병예방부 최고의료책임자는 “아기 매독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상황이 심각하다”며 “이는 공중 보건 인프라의 붕괴를 뜻한다”고 말했다.

매독은 약 20년 전 미국에서 거의 사라진 질병이었다. 그러나 2017~2022년 사이 급증했다. 다른 성병들도 함께 증가했다. 2021년 기준 클라미디아을 겪는 환자는 160만명, 임질은 70만 명이 앓는 것으로 집계됐다.

CDC는 매독을 포함한 성병이 증가하는 이유를 코로나19 팬데믹과 정기 예방 진료 감소, 진료시간 단축 등에서 찾고 있다. 의료 전염병학자인 멜라니 테일러 미국 애리조나주 공중보건국 박사는 뉴욕타임즈에 “콘돔과 같은 보호장치를 잘 사용하지 않기에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독 환자는 일본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발표한 감염병 발생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보고된 매독 환자 수는 1만 1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명 더 늘었다. 일본 매독 환자 수는 2013년 1000명을 넘어선 뒤 계속 증가 중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성병 검사 체계가 미흡한 성매매 업소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만난 상대와 성관계를 갖는 것 등이 주요 원인이라 분석하고 있다.

국내 매독 환자 역시 늘었다. 올해 2~7월 매독 환자는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의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현재 4급 감염병인 매독을 에이즈(AIDS)와 같은 3급 감염병으로 상향 조정해 표본조사에서 전수조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독은 페니실린을 주사하는 치료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매독이 크게 진행해 중추신경계에 침범만 없다면 일주일에 한번 씩 페니실린을 주사하는 치료법을 3주 동안 시행한다. 미 CDC는 아기 매독환자 발생을 막기 위해 산전 진료 시 혹은 임신이 확인되는 즉시 매독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감염이 의심될 시 임신 28주와 출산 시에도 매독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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