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 고립" 하마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길 밟나…이스라엘 '기대감'

이유진 기자 2023. 11. 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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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주요 거점 가자 중심까지 깊이 압박하며 공세
신와르, 벙커서 접촉 끊겨…"데드 맨 워킹" 연일 위협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실권자 야히아 신와르 ⓒ AFP=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에서 본격 작전을 펼치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제거 대상 1순위로 꼽는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이자 최고 실권자 야히아 신와르가 "벙커에 고립돼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신와르를 '9‧11테러'의 주모자로 미국에 의해 사살된 오사마 빈 라덴에 비유하면서 이번 작전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비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더선 등 주요 외신들을 종합하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텔아비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이스라엘방위군(IDF)는 하마스 최대 거점인 가자지구 가자시티 심장부에 배치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가 벙커에 고립돼 있다"면서 교전 중단에 대한 압박이 커지더라도 "하마스가 패배하고 억류된 인질이 돌아올 때까지는 전투를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마스의 주요 거점인 가자시티 중심까지 이스라엘군이 깊이 압박하고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면서 신와르 제거와 하마스 궤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육‧해‧공 병력을 총동원해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 수위를 연일 끌어올리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주요 부대 사령관 10명 이상을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압박을 높이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도 이날 누적 사망자가 1만300명에 달한다면서 실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음을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이스라엘 기습 '알아크사 홍수' 주모자 신와르

특히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향한 대규모 기습 공격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비밀리에 정교하게 구상한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의 최고 실권자 신와르는 이스라엘군의 제거 대상 1순위이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쟁 상황 속 그는 가자지구 내 방대한 규모의 지하 땅굴(벙커)에서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그를 9‧11 테러를 주도한 빈 라덴에 비유하면서 미군에 의해 10년 만에 처단된 그처럼 신와르 역시 결국엔 제거될 것이라며 작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2001년 약 3000여명의 넘는 사망자를 낸 미국 9·11 테러의 주모자이자 알카에다 수장 빈 라덴은 10년 간의 은둔 생활을 끝으로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당시 2011년 파키스탄 은신처에서 끝내 사살됐다.

현재 그는 지하 벙커에 은신해 하마스 대원들과도 접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갈란트 장관은 전했다.

구체적인 그의 벙커 위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는 하마스의 주요 거점이 몰려 있는 가자지구 내에서도 중심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리차드 헥트 IDF 대변인(중령)은 빈라덴이 9‧11테러를 일으킨 것과 같이 신와르는 ‘악의 얼굴’을 한 인물이며,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는 주력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라고 위협했다.

데드맨 워킹이란 사형수가 형장으로 이동할 때 사용하는 말로, 머지않아 죽을 운명인 사람을 일컫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실권자 야히아 신와르 ⓒ AFP=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히브리어 완벽 구사, 가자 신화적 인물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통신실과 지휘관, 지하 벙커, 인프라 등이 몰려 있는 가자시티 거점을 전 방위적으로 포위하고 연일 올가미를 조이고 있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내 칸유니스 난민 캠프에서 태어나, 1987년 하마스가 창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마스에 합류했다. 2년 뒤 두 명의 이스라엘인을 납치하고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고,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2년 수감 기간 이스라엘 감옥에서 팔레스타인 활동가들과 친분을 쌓았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 문화와 히브리어까지 완벽히 익힌 그는 이후 2011년 포로 교환 일환으로 석방됐다.

신와르는 1980년대 중반에 하마스 보안 부문 수장을 담당했고, 그곳에선 이스라엘과 협력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팔레스타인인들을 추적하고 처벌하는 일을 담당했었다.

그는 이때 '칸유니스의 도살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훗날 알 카삼 여단이 되는 부대의 지도자 자리까지 올랐다. 이후 가자지구 내에서는 신화적인 인물로 추앙받았다.

하마스의 최고 실권자로서 이번 기습 공격을 비밀리에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진 신와르를 제거하는 데 이스라엘군은 사활을 걸고 있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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