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와 눈물은 이미 끝났다… 이우성은 다시 냉정한 현실로 돌아왔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딱히 1군에서 보여준 게 없는 선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유망주라는 타이틀도 자연히 사라졌다. 이제 2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 여기서 더 지체하면 자신이 사랑하는 야구를 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때 이우성(29‧KIA)은 마음을 고쳐먹었다. 일단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했다. 자신과 약속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아침 일찍 나가 훈련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2년간 이우성은 그 약속을 지켰다. 매일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지만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약속을 지킨 선물이었을까. 올해 기회가 찾아왔고, 그 기회를 멋지게 살렸다. 2023년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1군 엔트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던 이우성은, 4월 1일부터 10월 17일까지 200일간 이어진 2023년 정규시즌을 완주했다. 한 번도 2군에 가지 않았다.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 주축 타자이자 간판 타자인 나성범의 종아리 부상 이탈로 울상이었던 KIA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이우성의 등장이었다. 만만치 않은 타격 실력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더니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KIA 타선에 활력소를 불어 넣었다. 비록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126경기에 나가 타율 0.301, 8홈런, 5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0의 좋은 활약으로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이우성은 2023년을 돌아보며 “정말 1년이 금방 지나갔다”면서 “한 시즌을 돌아보면 개인적으로는 진짜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나도 감사했던 시즌이었다”고 정의했다. 우선 자신을 도와준 코칭스태프에 감사하고, 자신을 목청 높여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기회를 준 김종국 KIA 감독에게도 감사하다. 이우성은 “나를 가장 잘 아는 분이 감독님인데 운이 좋게 타격감이 좋을 때 감독님이 항상 내주시고, 떨어질 때쯤은 또 빼주셨다”면서 “개인적으로 10년 동안 이런 성적을 내본 적이 없다. 그냥 너무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2023년의 눈물과 환희는 벌써 끝났다고 말하는 이우성이다. 여운을 조금 더 즐겨도 될 것 같은데,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잘라 말한다. 이 성적을 더 오랜 기간 이어 가야 자신의 성적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우성은 “마지막 경기(10월 17일 광주 NC전)에서 안타를 친 뒤 올 시즌은 끝났다”면서 “야구는 항상 경쟁이고, 그 전에 했던 것은 알아주지 않는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그래서 지난 1일부터 열리고 있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는 이우성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좋았던 흐름을 유지하고, 이 흐름을 내년까지 이어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실 시즌 126경기에 나간 선수가 휴식 대신 마무리캠프에 참가하는 것도 사례를 흔히 찾아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이우성은 오히려 이 캠프를 반긴다. 이우성은 “감독님께서 ‘네가 잘 된 부분은 생각을 한번 더 해보고, 네가 안된 부분이 있으면 가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고 하시더라. 너무 좋게 말씀을 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훈련이 즐겁다. 마무리캠프에서는 최선임급에 속하는 이우성이지만, 후배들을 보면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 오히려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제법 많은 훈련량을 후배들과 똑같이 소화하고 있다. 이우성은 “여기서는 나이가 있으니 솔선수범해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혼자 빠져서 무엇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똑같이 훈련을 하고 있다”고 캠프 근황을 설명했다.
2년의 약속을 지킨 결실은 달콤했다. 그리고 2년 동안 쌓인 루틴은 이제 어느 정도 몸에 습관화됐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침에 훈련장으로 향한다. 그렇다면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한 또 다른 약속은 없을까. 이우성은 하나를 이야기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이다. 한 시즌을 풀로 치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 과정에서 체력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이우성은 “솔직히 말하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게 너무 싫었고 나쁘게 말하면 귀찮기도 했다. 그런 측면에서 게을렀던 것이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중요성을 느낀 게 하니까 힘이 생기더라. 보이는 근육은 많이 없을 수 있지만 몸에 탄력이 생기는 것 같아 좋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좋아지는 것 같다. 성범이형을 많이 좋아하는데 정말 웨이트를 열심히 한다. 그렇게 돈도 많이 받는 선수가, 실력 있는 선수가 열심히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나도 배우는 것 같다”고 새로운 과제를 응시했다.
타격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우성은 “2년 동안 타격을 봐주신 이범호 홍세완 코치님이 계신다”면서 “깊게 생각하면 마음이 심란해지더라”고 웃었다.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아는 두 코치가 있으니 두 코치를 믿고 하던 대로 마무리캠프를 보내겠다는 구상이다. 이우성은 “코치님들과 대화를 했던 부분을 저녁에 와서 일기장에 적고 있다. 그것을 보고 12월과 1월에 훈련을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다짐했다. 이우성은 그것이 설사 좋은 기억이라고 해도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이우성의 시계는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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