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도 못 넘어선 이 나라, K팝에 '무장해제'…"완전히 새로운 경험"

박효주 기자 2023. 11. 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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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사의 본고장인 쿠바가 약 1만3000㎞ 떨어진 우리나라 음악 'K팝'(POP)에 푹 빠졌다.

쿠바에 K팝 물결이 인 건 모바일 인터넷이 완전히 허용되고 5년 만이다.

2019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K팝 대회에서 우승한 알레한드로 아친(21)은 트루히요와 카바예로의 꿈을 일찍이 실현했다.

아친은 "항상 같은 리듬, 같은 루틴의 살사와 레게에 익숙한 쿠바인들에게 K팝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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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아바나 산 프란시스코 광장에서 K팝 팬들이 춤을 추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살사의 본고장인 쿠바가 약 1만3000㎞ 떨어진 우리나라 음악 'K팝'(POP)에 푹 빠졌다. 한때 전 세계를 휩쓴 비틀스 음악마저 금지했던 공산주의 섬나라에 우리 음악이 당당히 자리를 잡은 셈이다.

7일(현지 시각) AFP통신은 K팝이 쿠바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17세 K팝 열혈 팬 소녀 미켈 카바예로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같은 그룹의 안무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매주 몇 시간씩 춤을 춘다. 그는 AFP에 "나는 K-POP과 함께 있을 때 비로소 나 자신이 된다"며 "나는 그때 자유롭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쿠바에 K팝 물결이 인 건 모바일 인터넷이 완전히 허용되고 5년 만이다. 쿠바 국영 통신회사는 2018년 12월부터 국민들에게 3G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후 쿠바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고 젊은이들 사이에 K팝이 스며든 것도 이 중 하나다.

카바예로 친구 사마이라 트루히요는 "방탄소년단을 봤을 때 '나도 그들처럼 춤추고 싶다'고 스스로 다짐했다"며 블랙핑크를 봤을 때는 '나도 저 사람들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트루히요는 아이돌들 패션을 따라 하기 위해 머리도 붉은색으로 염색했다.

사마이라 트루히요(14)가 친구에게 한국 아이돌이 그려진 옷을 보여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국 가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트루히요와 카바예로의 꿈은 언젠가 서울을 찾는 것이다. 카바예로는 "나는 서울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2019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K팝 대회에서 우승한 알레한드로 아친(21)은 트루히요와 카바예로의 꿈을 일찍이 실현했다. 얼마 전 서울에서 공연한 것.

아친은 "항상 같은 리듬, 같은 루틴의 살사와 레게에 익숙한 쿠바인들에게 K팝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아바나에 문을 연 한국 문화언어센터에서 일하는 정호현씨는 쿠바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이 센터에서는 4명의 강사가 150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아바나의 한국 문화언어센터에서 몇 달간 한국어를 배운 학생 곤살레스(20)는 K팝을 들으며 아는 한국 단어를 발견하는 게 소소한 기쁨이다.

그는 "한국어는 어렵지 않다"며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할 때의 추진력과 열정을 투자하면 누구든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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