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자체 기술로 KTX 열차 수명 15년 더 늘렸다

이민하 기자 2023. 11. 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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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고속철인 'KTX-1'은 자체 고속열차 기술이 없어서 프랑스 고속열차 떼제베(TGV)를 기반으로 모두 46편성(920량)이 제작됐다.

15년 운행한 고속열차가 이 과정을 거쳐 다시 15년의 생명을 얻는 것이다.

반수명 대수선은 열차당 13주가 걸린다.

수도단에서는 KTX-1, KTX-산천뿐 아니라 차세대 고속철인 EMU-320까지 자체 기술로 정비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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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계 최대 규모 코레일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가보니…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 입고된 정비 중인 KTX 열차 /사진제공=코레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은 국내 최고 수준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차량 유지보수기지입니다. "

1세대 고속철인 'KTX-1'은 자체 고속열차 기술이 없어서 프랑스 고속열차 떼제베(TGV)를 기반으로 모두 46편성(920량)이 제작됐다. 1998년 시험운행용 열차가 우선 도입되고, 6년간 제작 기간을 거쳐 2004년 전량 도입됐다. 열차당 사용 연한은 기본 20년이다. 사용한지 15년째 전체 분해·재조립 정비인 '반수명 대수선(Half Life Operation)'을 거치면 최장 30년까지 늘어난다. 코레일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모든 KTX-1의 반수명 대수선 작업을 마쳤다. 중정비를 마친 KTX-1의 사용연한은 최장 2034년까지 늘어났다. 이 모든 작업이 이뤄졌던 기반 기설이 세계 최대 규모의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이하 수도단)이다.

이달 7일 방문한 경기도 덕양구 행주내동 수도단에서는 고속열차 정비가 한창이었다. 수도단은 142만2000㎡ 규모로 프랑스의 최대 중정비기지인 프랑스 국영철도(SNCF) 비샤임기지 보다 6배가 크다. 축구장 200개를 들여놓은 크기다. 국내 최고 전문인력 1000여명이 일상적인 경정비와 대수선 같은 중정비업무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다.

이날 시설 안내를 도운 오용석 코레일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장은 "수도단은 세계 최대 규모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고속철도 유지보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에는 KTX의 원조 격인 프랑스 TGV 운영사 SNCF로부터 불량 제어카드에 대한 점검을 의뢰받아 원인을 규명하는 등 기술 협조를 수행했다.
코레일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 입고된 정비 중인 KTX 열차 /사진제공=코레일
매일 경정비·수 개월 단위 중정비 모두 가능한 스마트융합정비기지
일상적인 경정비는 하루 운행을 마치고 정비기지로 복귀한 야간에 주로 이뤄진다. 최대 주행거리는 5000㎞다. 차량 세척부터 시작해 동력·공기압력 장치와 실내 설비·차축 검수를 시행한다. 이후 4개월, 8개월, 16개월 단위로 전기·기계·제어·차체 장치 정비를 진행한다. 차륜(열차 바퀴)의 균열 등을 비파괴 초음파·레이저로 검사하거나 레일과 마찰로 울퉁불퉁해진 열차바퀴 표면을 매끄럽게 깎아주는 '차륜 삭정', 주행기어·브레이크 패드 등을 교체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중정비는 고속차량 전반에 대한 부품분해정비, 반수명 대수선 등의 작업이다. 고속열차의 수명이 최대 사용 연한의 절반에 달하면 용접부를 제외한 열차의 모든 곳을 완전히 분해해 전면 교체한다. 15년 운행한 고속열차가 이 과정을 거쳐 다시 15년의 생명을 얻는 것이다. 경정비와 달리 중정비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된다. 반수명 대수선은 열차당 13주가 걸린다.

코레일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 중정비 중인 KTX 열차를 트래버서가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코레일

작업동 한쪽에는 강릉 탈선사고 열차가 놓여있었다. 탈선 등 사고 파손된 열차들도 중정비 작업 대상이다. 사고 열차는 차체가 할퀸 듯이 찢긴 상태였다. 오 단장은 "해당 열차는 교체 사용가능한 부품을 분리한 뒤 폐차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쪽에서는 열차 이동기구인 트레버서가 분리된 정비를 마친 열차를 옮기고 있었다.

수도단에서는 KTX-1, KTX-산천뿐 아니라 차세대 고속철인 EMU-320까지 자체 기술로 정비가 가능하다. 오 단장은 "프랑스에서 KTX-1을 이전받을 때만 해도 경정비 기술 정도만 알려줬다"며 "현재는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KTX-산천과 EMU-320까지 모든 경·중정비가 가능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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