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동결 KTX 요금 오르나…한문희 코레일 사장 “금융부채 감당 위해 인상 필요”

지난 7일 ‘취임 100일’ 오찬 간담회
“전기요금 6000억, 수선유지비도 크게 올라”
“GTX 개통, 코레일 수익에 큰 영향 없을 것”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지난 7일 경기 고양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코레일 제공]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지난 7일 “코레일 부채 20조원 중 15조원가량이 금융부채인데 이에 대한 이자를 감당할 만큼의 인상은 필요하다”며 고속철도(KTX) 등 간선철도 운임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날 한 사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경기 고양시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2011년 간선철도 운임 인상 이후 지금까지 12년째 오르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KTX 운임은 2011년 4.9% 인상된 이후 10년 넘게 동결 상태다. 그러나 최근 전기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KTX 운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 사장은 “(2011년 운임 인상 후) 소비자 물가는 30% 가까이 올랐고, 최근에는 전기요금도 많이 올라 몇 년 전 내야할 요금이 4000억원에 못 미치던 것이 올해는 6000억원까지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도 같이 오르다보니 수선유지비도 많이 올랐다”며 “국가정책상 물가 인상에 대한 걱정이 있었기 때문에 철도 운임은 후순위로 밀리는 게 있었지만 인상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 하에 개통 및 착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로 인한 코레일 수익구조 영향과 관련해선 “광역철도 수요가 이탈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은 있지만 코레일 수입원의 대부분은 KTX이기 때문에 수익구조에 많은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GTX 개통으로)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경쟁자가 생겨 시너지 효과가 나고 기회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한 사장은 “통합환승 할인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코레일로서는 감수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서울시·경기도·인천시·코레일 등과 협의를 거쳐 GTX-A노선에 수도권 통합환승 할인제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통합환승 할인제는 대중교통 이용객이 최초 기본요금을 지불하면 다른 버스·지하철로 환승하더라도 할인된 요금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또한, 지난 6일에는 정부가 GTX-A노선 개통을 내년 4월에서 3월로 한 달 앞당기겠다고 밝히는 등 개통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사장은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철도안전체계 개편에 대해선 “정부에서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고 합리적 방안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유지보수 및 운행은 통합돼 운영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철도공단은 유지보수는 건설을 맡은 쪽에서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주장해 대립이 되고 있는데 정부 용역에서 결정이 나면 그에 맞춰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 사장은 “취임 후 3개월 간 철도노조 파업, 열차탈선 사고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현재 코레일은 많은 도전과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더 나은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통적 운송기업을 넘어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해야된다”고 취임 100일을 맞은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안전관리부터 고객 서비스까지 과학화, 첨단화하고 경영 전반에 걸쳐 디지털 혁신에 힘쓸 것”이라며 “재정건전화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근무 환경 개선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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