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이영상' 페디 노리는 ML "스위퍼 달더니 좋아졌네", NC 2년 연속 에이스 이탈 '대위기'

양정웅 기자 2023. 11. 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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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에릭 페디. /사진=NC 다이노스
에릭 페디. /사진=NC 다이노스
외국인 에이스를 너무 잘 뽑아와도 문제인 것인가. NC 다이노스가 2년 연속 외국인 투수가 이탈할 위기에 놓였다.

메이저리그(MLB)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의 발언을 인용, "2023년 NC에서 뛰었던 에릭 페디가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헤이먼은 "페디는 한국의 사이영 상인 최동원 상을 수상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페디는 미국 현지에서 FA 영입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최근 페디를 이정후(키움),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마쓰이 유키(라쿠텐) 등과 함께 '곧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아시아리그 스타'로 소개했다. 매체는 "야구계 일각에서는 페디가 빅리그 선발 로테이션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MLB트레이트루머스 역시 랭킹 상위권은 아니지만 주목할 FA 자원으로 페디를 언급한 바 있다. 매체는 "페디는 2023년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과거 상위권 유망주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메릴 켈리(2년 550만 달러)나 조쉬 린드블럼(3년 912만 5000달러), 크리스 플렉센(2년 475만 달러) 등 과거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넘어간 선수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좋은 기록과 연봉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이 금액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보았다.

MLB 워싱턴 시절의 에릭 페디./AFPBBNews=뉴스1
네바다 주립대학교 출신의 페디는 지난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전체 18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됐다. 2017년 기준 MLB.com의 유망주 콘텐츠인 MLB 파이프라인의 유망주 순위에서 전체 60위에 올랐다.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LA 다저스의 파이어볼러 우완 워커 뷸러는 같은 순위에서 9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공수겸장형 3루수 맷 채프먼은 100위에 그쳤다.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한 페디는 통산 102경기(선발 88경기) 454⅓이닝 동안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2019년 워싱턴의 월드 시리즈 우승 당시 팀의 5선발로 활약했다. 특히 메이저리그 마지막 2시즌(2021, 2022년)에는 각각 27번의 선발 등판을 하며 풀타임 로테이션 투수로 뛰었다. 그렇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올렸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에릭 페디. /사진=NC 다이노스
제10회 최동원상 수상자인 NC 에릭 페디가 영상을 통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에 페디는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에 계약하며 한국 무대에 도전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페디와 NC 모두에게 이득이 됐다. 그는 페넌트레이스 30경기에서 180⅓이닝을 던지며 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을 거뒀다. 1986년 해태 선동열 이후 무려 37년 만에 20승-200탈삼진 시즌을 만들었고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에 오르며 2011년 KIA 윤석민 이후 12년 만에 투수 3관왕(트리플 크라운)에 올랐다. 이에 올해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최동원 상의 주인공도 역시 페디였다. 그는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로도 꼽히고 있다. 팀도 꼴찌 후보라는 시선을 딛고 정규시즌을 4위로 마감했다. MLB.com은 "워싱턴을 떠난 이후 갈고 닦은 스위퍼 덕분에 이닝당 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냈다"고 분석했다.
비록 정규시즌 막판(10월 16일 광주 KIA전)에서 당한 타박상으로 인해 와일드카드 결정전(두산 상대)과 준플레이오프(SSG 상대), 플레이오프(KT 상대)까지 단 1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딱 한 번 나왔던 플레이오프 1차전(10월 30일)에서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으로 쾌투했다. 그러나 결국 이후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추가 등판을 하지 못했고, 페디는 5차전에서 팀의 시리즈 탈락이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떠났다.
드류 루친스키. /사진=NC 다이노스
만약 NC가 페디와 재계약에 실패한다면, 2년 연속으로 외국인 에이스가 유출되는 사태가 일어난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NC는 드류 루친스키(35)와 4년 간의 동행을 마쳐야 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메이저리그 41경기(1선발)에서 뛰었던 루친스키는 2019시즌을 앞두고 NC에 입단했다. 첫 시즌 그는 30경기에서 9승 9패 평균자책점 3.05의 성적을 거뒀다. 시즌 막판 투구 습관이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NC는 루친스키와 재계약에 나섰다.

그리고 이는 성공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2020년 19승 5패 평균자책점 3.05로 뛰어난 성적을 거둔 루친스키는 팀의 통합우승에 도움이 됐다. 이어 이듬해에도 15승을 올리면서 명실상부한 NC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승운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고생했지만 꾸준한 투구를 보여줬다. 결국 그는 한국에서의 4시즌 동안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2.97)과 가장 많은 이닝(193⅔), 탈삼진(194개)을 기록했다. 이에 메이저리그 팀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결국 오클랜드와 1+1년 최대 800만 달러에 계약를 맺고 미국으로 복귀했다.

비록 루친스키는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하며 오클랜드와 결별하는 등 실패사례도 있지만, 상당한 선수들이 한국에서 바로 미국으로 돌아가 성공했다는 점은 페디에게 긍정적이다. 특히 올해 월드시리즈 준우승팀 애리조나의 선발진을 지켰던 켈리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4년을 뛴 뒤 미국으로 돌아가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고, 올해도 12승 8패 평균자책점 3.29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플렉센 역시 최근에는 부진했지만, 메이저리그 복귀 첫 해인 2021년에는 14승을 거두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메릴 켈리. /AFPBBNews=뉴스1
시애틀 시절의 크리스 플렉센.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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