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와인 생산량 62년 만의 최저…기상 이변 때문

지난 해 대비 7% 감소
폭우, 가뭄 등 기상 이변에
전 세계 포도 농사 불황
다만 와인 소비량 감소 추세라
가격 오르지는 않을 전망

와인. [사진=픽사베이]

기상 이변으로 인해 유럽·남반구 일대 포도 농작이 타격을 입으면서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6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국제 포도·와인 기구(OIV)는 올해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약 7% 감소한 2억4410만 헥토리터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 와인 생산량의 94%를 차지하는 29개국에서 데이터를 추출해 통계를 낸 것이다.

포도 생산량이 줄면서 와인 생산량이 1961년(2억1400만 헥토리터)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다. OIV는 포도 작황 악화 원인으로 가뭄, 폭우, 서리 등 기상 이변을 꼽았다. 올해는 지구 전역에서 폭우, 가뭄 등 기상 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의 60%를 담당하는 유럽연합(EU)의 대다수 국가에서 생산량이 줄었다. 대표적인 포도 생산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곰팡이, 가뭄 등으로 인해 포도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각각 12%, 14% 감소했다.

특히 이탈리아는 와인 세계 최대 생산국이라는 지위를 프랑스에 넘겨줬다. 프랑스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와인 생산량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OIV에 따르면 프랑스의 올해 와인 생산량은 지난 5년 평균보다 3% 늘었다.

남반구의 와인 생산량은 더 크게 줄었다. 호주, 아르헨티나,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와인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각각 24%, 23%, 20%, 10% 감소했다. 기록적인 가뭄과 산불로 인한 포도 흉작이 원인이다.

남반구 국가들 가운데에서는 올해 뉴질랜드에서만 지난 5년 평균 생산량을 상회하는 양의 와인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미국은 상황이 좋다. 나파·소노마 지역의 서늘한 기온과 풍부한 겨울철 강우량 덕분에 지난해보다 와인 생산량이 12% 증가하게 됐다.

전체적으로 와인 생산량이 줄었지만 가격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전 세계 와인 소비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조르지오 델그로소 OVI 통계책임자는 “2018년부터 중국 경제 성장 둔화로 와인 소비가 크게 감소했다”며 “생산량 감소는 오히려 시장 균형을 맞추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