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수비를 잘했나" 실책 연속에서도 빛난 슈퍼 플레이들. 수비 못한다는 평가 뒤집고 '수비요정' 재탄생[잠실 포커스]

권인하 2023. 11. 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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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2사 알포드의 타구를 좌익수 문성주가 잡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1.7/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KT와 LG의 경기, 6회초 LG 2루수 신민재가 황재균의 땅볼타구를 호수비로 처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07/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2사 KT 알포드 안타성 타구를 LG 좌익수 문성주가 잡아내자 선발 켈리가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07/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에겐 아쉽고 믿을 수 없는 패배였다.

29년만에 우승을 노리며 21년만에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 날. 2만3750명의 관중은 KT 관중은 3루측 응원석에 조금 보일 뿐 관중석 전체가 유광점퍼와 노란색 응원 수건으로 가득 찼다. 구단주인 LG 그룹 구광모 회장이 처음으로 야구장에 와 응원을 했다. 이겼다면 역사적인 승리가 될 뻔했다. 1회 아쉬운 실점을 했지만 곧바로 역전을 하면서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하지만 이후 위기와 찬스가 이어지며 승부를 내지 못하다가 9회초 마무리 고우석이 문상철에게 역전 2루타를 맞고 2대3으로 재역전패를 하고 말았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LG가 실책 3개를 하면서 답답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회초 무사 1루서 김상수의 2루 도루 때 박동원의 송구가 뒤로 빠지며 무사 3루를 만들어줬다. 황재균의 내야 땅볼로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2회엔 3루수 문보경이 장성우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놓치는 실책을 저질렀고, 4회엔 장성우의 우중간 안타 때 유격수 오지환이 중계플레이를 하며 홈에 뿌린 공이 옆으로 빠졌다. 3루까지 진루했던 알포드가 이후 백네트에 백업을 왔던 투수 켈리가 포수에게 던진 공이 맞고 튕겼을 때 홈을 파고들다가 아웃되는 행운이 따르며 오지환의 실수가 묻히기도. 9회초엔 문상철의 2루타 때 홈으로 들어오는 1루주자를 잡아보려 오지환이 홈으로 뿌린 공이 뒤로 빠져 문상철이 3루까지 가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실책 모두 급하게 플레이를 하려고 한 모습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LG도 큰 경기에 많은 관중이 찾은 경기다 보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겨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보니 접전 상황에서 수비를 급하게 했다.

그러나 예상외의 성과도 있었다. 수비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선수들이 의외의 호수비를 선보이며 큰 경기에서 집중력을 보여준 것. 2-2 동점이던 6회초 2번 황재균이 친 타구는 중견수 쪽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로 보였다. 하지만 2루수 신민재가 끈질기게 따라가 밴트 레그 슬라이딩으로 공을 잡았고 곧바로 일어나 1루에 던져 아웃시켰다. 시즌 초반 2루 수비가 어설퍼 보였던 신민재는 주전으로 경기를 치를수록 안정감을 보이더니 이젠 확실히 빠른 발을 이용한 폭넓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팬들에게 자랑했다.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1차전. 7회초 2사 1, 2루 대타 김민혁의 안타 때 2루주자 장성우가 홈에서 태그아웃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1.7/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KT와 LG의 경기, 2회초 LG 3루수 문보경이 KT 장성우의 땅볼�� 실책을 범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07/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 4회초 1사 1,2루 KT 장성우의 적시타 때 LG 수비 실책을 틈타 홈을 노리던 알포드가 오스틴에게 태그 당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07/

곧바로 슈퍼 플레이가 나왔다. 3번 알포드가 친 타구가 좌측으로 크게 날아갔다. 홈런이 될 타구는 아니었다. 하지만 공이 파울쪽으로 휘어지고 있어 달려오는 좌익수 문성주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다. 문성주가 꽤 먼거리에서 전력질주를 하고 있었지만 잡기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문성주는 타구가 떨어지는 그 장소에 정확히 슬라이딩을 하며 공을 캐치해냈다. 선발투수 켈리가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다가 두팔을 벌려 크게 환호했고, 야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잠실구장은 마치 문성주가 홈런을 친 것같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야수들 모두가 그라운드에서 문성주를 기다리며 그의 플레이에 존경을 표했다.

우익수 홍창기는 정확한 홈송구로 1점을 막았다. 2-2 동점이던 7호초 2사 1,2루서 8번 대타 김민혁의 우전안타 때 빠르게 홈으로 던져 2루주자 장성우를 홈에서 태그아웃시켰다. 장성우보다 먼저 홍창기의 송구가 박동원의 미트에 도착을 했고 태그가 이뤄졌다. 장성우가 태그보다 자신의 발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찍었다고 생각해 벤치에 비디오 판독 시그널을 줘 비디오판독이 이뤄졌으나 아웃 원심이 유지됐다.

실책이 많았던 1차전. 하지만 호수비도 많았다. LG 염경엽 감독은 1차전 후 실책에 대해 "득점하고 크게 연결된 부분이 없어서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안 던져야 할 공들을 던지면서 실책들이 일어났다. 내일 경기에서 충분히 커버될 수 있는 부분이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아쉬운 수비가 많았던 건 사실. 하지만 오히려 잘한 수비가 앞으로의 시리즈에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1차전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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