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뛰어넘은 가야금과 고쟁·고토의 조화…전소정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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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연주자 박순아는 소리를 따라 북한과 한국을 가로질렀다.
재일교포 3세인 박순아는 북한의 가야금을 배우기 위해 북한으로 갔고 이어 한국으로 건너와 다시 남한의 가야금을 공부했다.
박순아를 비롯해 가야금과 일본의 고토, 중국의 고쟁 등 비슷하면서도 다른 악기 연주자들로 구성된 연주그룹 '고토히메'를 위해 한국과 독일, 과테말라에서 활동하는 3명의 작곡가는 '세 개의 악장, 음악의 길이, 템포' 정도만을 합의한 채 각각 가야금과 고쟁, 고토를 위한 곡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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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는 소리를 따라 북한과 한국을 가로질렀다. 재일교포 3세인 박순아는 북한의 가야금을 배우기 위해 북한으로 갔고 이어 한국으로 건너와 다시 남한의 가야금을 공부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2023 올해의 작가상' 후보로 선정된 작가 전소정이 8일부터 서울 소격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선보이는 신작 3채널 영상 '오버톤'은 박순아의 여정을 중심으로 한·중·일 3국의 전통 현악기 연주자 3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순아를 비롯해 가야금과 일본의 고토, 중국의 고쟁 등 비슷하면서도 다른 악기 연주자들로 구성된 연주그룹 '고토히메'를 위해 한국과 독일, 과테말라에서 활동하는 3명의 작곡가는 '세 개의 악장, 음악의 길이, 템포' 정도만을 합의한 채 각각 가야금과 고쟁, 고토를 위한 곡을 만들었다.
세 사람의 연주자와 세 사람의 작곡가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접속하고 대화를 나누며 곡을 만들어갔다. 영상은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된 곡을 세 사람이 합주하는 과정을 다양한 촬영기법으로 따라간다.
1시간 24분 분량의 영상은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고토와 북한 가야금, 고쟁을 각각 연주하는 모습을 통해 세 나라 금(琴.전통 현악기)의 연주법, 소리의 차이 등을 롱쇼트(대상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장면 전체를 찍는 기법)로 포착한다.
이어 두 번째 파트에서는 삼각형 구도로 앉은 세 연주자가 각자의 악기, 연주, 연주될 곡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대화를 통해 연주자들은 조금씩 관점의 차이를 좁혀나가며 불협화음을 줄이고 화음을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이렇게 대화와 조율의 과정을 거친 세 연주자는 즉흥 연주를 시작한다. 서로 처음 연주하는 곡이지만 연주는 여러 경계와 차이를 넘어 마치 하나의 완성된 곡처럼 진행된다.
전시에서는 공작선인장(에피필름)을 형상화한 알루미늄 조각 작업 '에피필름' 연작도 볼 수 있다. 무역 등을 통해 다양한 문화권으로 퍼져나간 공작선인장은 경계를 넘은 '이동'을 상징하는 식물이기도 하다. 관람객은 작가가 만든 증강현실(AR) 앱 '싱코피'를 이용해 조각 이미지를 현실 공간에 배치해 볼 수 있다. 관람객이 만들어 서버에 전송한 이미지는 2주마다 새롭게 '오버톤' 영상의 막간 영상에 삽입된다.
전시는 내년 1월7일까지. 최근 청와대 옆에서 소격동으로 이전한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내년 초 프로젝트 스페이스를 개관할 예정이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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