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불에 시속 90㎞ 달린 차량, 엄마 택배일 돕던 중학생 덮쳤다

경찰, 60대 운전자 검찰 송치
국과수 "신호위반, 과속 사고"

지난 6월 5일 오전 6시 40분쯤 강원 원주시 흥업면 사제리 광터교차로에서 흰색 승용차가 신호를 위반해 반대편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던 1톤 트럭을 들이받아 트럭 조수석에 타고 있던 중학생이 숨졌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신호위반과 과속으로 교통사고를 내 학교 재량휴업일에 어머니의 택배 배송을 돕던 중학생을 숨지게 한 운전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60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지난 6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 5일 오전 6시 40분쯤 원주시 흥업면 사제리 광터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해 반대편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던 1톤 트럭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트럭 조수석에 타고 있던 B(16)군이 숨졌다. B군은 재량휴업일로 학교가 쉬자 택배 배송 업무를 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황색등에 해당 지점을 통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폐쇄회로(CC)TV 영상 감식 결과 A씨가 황색등 상태에서 약 90㎞의 속도로 운전했다고 보고 신호위반과 과속에 따른 사고라고 판단해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A씨가 '옐로존'(Yellow Zone)을 넘어서 도로를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옐로존은 교차로 꼬리 물기를 방지하기 위해 정차금지 지대를 눈에 잘 띄는 황색으로 도색한 곳이다. 경찰은 택배 배송 트럭을 운전한 B군의 어머니(30대)에게는 과실이 없다고 보고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 사고를 접한 누리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누리꾼은 "아침잠 많을 나이에 엄마 돕겠다고 나갔던 아이가 사고를 당했다니 너무 슬프다"고 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어머니가 30대인 걸 보니 20대에 아이 낳고 많은 고생을 하셨을 것 같은데 하늘도 무심하다"며 애도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