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없었다면 한국 역사 달라졌을지 모른다"

김태훈 2023. 11. 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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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가 없었다면 이곳(한국)의 역사는 매우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2021년 12월 한국에 부임한 해리슨 부사령관은 벌써 2년 가까이 재직해 유엔사의 한반도 임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 등이 풍부하다.

해리슨 부사령관은 "유엔사가 없었다면 이곳(한국)의 역사는 매우 달라졌을지 모른다"며 "유엔사는 선례를 남겼고, 오늘날에도 세계는 여전히 이에 의존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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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부사령관, 유엔사 역할·임무 강조
"2차대전 후 첫 집단안보… 선례로 남아"

“유엔사가 없었다면 이곳(한국)의 역사는 매우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앤드류 해리슨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영국 육군 중장)의 말이다. 2021년 12월 한국에 부임한 해리슨 부사령관은 벌써 2년 가까이 재직해 유엔사의 한반도 임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 등이 풍부하다.

7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제1회 한국·유엔사 친선협회(KUFA) 세미나가 열렸다. KUFA는 올해 5월 예비역 장성 등 사회 원로와 각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창립한 비영리 민간 단체다. 그동안 한·미동맹과 관련된 단체는 많이 있었으나 유엔사와의 우호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 단체가 출범한 것은 처음이다.
앤드류 해리슨 유엔사 부사령관이 7일 제1회 한국·유엔사 친선협회(KUFA)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사 SNS 캡처
이번 세미나에선 유엔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논의가 심도있게 이뤄졌다. 특히 해리슨 부사령관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다국적군 및 연합·합동군으로 구성된 유엔사 근무에 따른 이점, 그리고 유엔사가 현재 직면하고 있거나 앞으로 직면하게 될 도전 과제 등에 대해 설명했다.

해리슨 부사령관은 “과거를 돌아보면 유엔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집단안보를 시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엄청난 사망자를 발생시킨 2차대전이 끝난 뒤 인류는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결의 아래 유엔을 창설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현 러시아) 중국 5대 강대국을 상임이사국으로 하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둬 국제질서를 어지럽히는 나라를 응징하는 임무를 맡겼는데, 이것이 바로 집단안보 원칙이다.

1950년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6·25전쟁이 터졌을 때 안보리는 북한을 침략자로 규정하고 유엔 회원국들에게 한국을 도울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16개국은 전투병력을, 스웨덴 등 6개국은 의료진을 각각 보내 한국을 도왔다. 유엔사 회원국들 군대를 일사분란하게 지휘할 목적으로 1950년 7월24일 2차대전의 영웅인 더글러스 맥아더 미군 원수를 초대 사령관으로 하는 유엔사가 출범했다.

해리슨 부사령관은 “유엔사가 없었다면 이곳(한국)의 역사는 매우 달라졌을지 모른다”며 “유엔사는 선례를 남겼고, 오늘날에도 세계는 여전히 이에 의존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6·25전쟁이 끝난 뒤에도 참전 22개국 가운데 미국, 영국, 호주 등 17개국은 여전히 유엔사 회원국으로 남아 한반도 안보에 깊숙이 관여하는 현실을 거론한 것이다.
7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제1회 한국·유엔사 친선협회(KUFA) 세미나가 열려 참가자들이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유엔사 SNS 캡처
오늘날 유엔사는 평상시에는 정전협정 체제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그러다 보니 주한미군사령부나 한미연합사령부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전면전으로 이어지는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유엔사 회원국들이 막강한 병력과 우수한 장비를 보내 한미연합사의 작전을 지원하게 된다. 그 병력과 장비가 한국에 들어오는 통로가 바로 요코스카 등 7곳에 이르는 주일미군 기지다. 이들을 흔히 ‘유엔사 후방사령부’(UNC-Rear)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요코스카 해군기지엔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해 이지스 순양함·구축함 10여 척이 상시 배치돼 유사시 48시간 안에 한반도로 긴급 출동할 수 있다.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는 F-22 스텔스 전투기 등이 배치돼 있어 북한까지 불과 1∼2시간 이내에 출격할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선 유엔사가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유엔사 관계자는 “올해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이 되는 해”라며 “유엔사는 대한민국의 안보에 중요한 역할 및 기여를 해왔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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