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신호’ 밈코인도 강세… 가상자산 조정 전망 ‘솔솔’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횡보
코인 가격 올라도 개인 투자자 유입 저조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SNS)에서 유행하는 문화 콘텐츠나 상징물 등을 따서 만들어진 가상화폐인 ‘밈(meme)코인’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에 이어 밈코인까지 오르자,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최근 한 달간 이어진 코인 시장의 강세가 단기적으로 고점에 온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밈코인으로 꼽히는 도지코인은 7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에서 101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0일 80원에 거래된 이후 보름 만에 25% 이상 오른 수치다. 이 코인은 지난 8월 100원대에 거래된 이후 줄곧 약세를 보이다, 최근 며칠 동안 큰 폭으로 상승하며 지난 두 달여 간의 하락 폭을 만회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기능성을 갖춘 주요 가상화폐와 달리, 밈코인은 단순한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금리나 글로벌 경기 동향, 신기술 개발 등 여러 요인으로 움직이는 일반 코인에 비해 변동성이 크고, 불분명한 이유로 가격이 등락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도지코인은 일본의 유명 견종(犬種)인 시바견의 이미지를 본떠 만든 밈코인이다. IBM에서 개발자로 일했던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지난 2013년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풍자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코인은 지난 2021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달 탐사 계획에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언급을 하면서, 원화 기준 가격이 1000원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다른 밈코인 역시 크게 올랐다. 역시 시바견의 이미지를 본떠 만들어진 가상화폐인 시바이누는 업비트에서 최근 보름간 가격이 20% 이상 상승했다. 개구리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페페’를 본떠 만든 페페코인 등도 코인마켓캡에서 10월 중순 이후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밈코인의 가격 상승을 두고 최근 지속돼 온 코인 시장의 반등이 단기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지금껏 코인 시장의 가격 흐름을 보면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크게 오른 후 투자 자금이 알트코인으로 옮겨가고 나중에는 별다른 쓰임새가 없는 밈코인까지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밈코인의 가격이 꺾이면 전체 코인 시장이 한동안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9월부터 강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한풀 꺾였다. 지난 2일 업비트에서 4900만원에 근접했던 비트코인은 최근 며칠간 가격이 횡보하며 7일 4660만원대에 거래됐다. 대표적인 알트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솔라나의 경우 지난달 가격이 전달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지만, 역시 이달에는 고점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가 시작된 후 올해 들어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저조하다는 점도 최근의 가격 상승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의 이유로 꼽힌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비트스탬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코인 시장 내 개인 투자자의 비중은 상반기 8%에서 하반기에는 9%로 불과 1%포인트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두 배 넘게 급등했지만, 몇 년 전 ‘코인 광풍’ 시기에 상승세를 이끌었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셈이다.
다만, 금융 시장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 가능성이 큰 만큼 코인 가격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많다. 신규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적어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되면 거대 기관 투자자의 매입 수요가 늘어나고, 다른 주요 코인도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윤창배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되면 운용사들은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해 보유해야 한다”면서 “거대한 자금력을 갖춘 기관들의 비트코인 매집 수요가 늘수록 기초자산의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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