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친윤 '불출마·험지 요구' 수용할까…"공은 혁신위에"

[the300]

김기현(왼쪽부터)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3.10.26. /사진=뉴시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이 8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 중진 의원을 대상으로 출마 포기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한 데 대해 "공은 혁신위에 있다"고 밝혔다.

윤 선임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이 요구한 2호 혁신한과 관련해 "혁신위에서 들고 와서 의결해달라고 해야 한다. 1호는 오신환 혁신위원이 직접 왔는데 2호는 저쪽에서 아직 가져오질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징계를 취소하는 인요한 혁신위 1호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나 인 위원장이 지난 3일 발표한 혁신안 2호 안건은 아직 최고위 차원에서 논의되지 않고 있다.

윤 선임대변인은 "(혁신위가) 의결해 달라고 하면 해야지. 의결은 근데 미룰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일단 뭘 가지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호 안건 중 험지 출마 권고에 대해 "그건 건의안"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혁신위가 내일 최고위에 안을 들고 오는데 건의하는 안까지 최고위에 주문을 할거냐 그게 포인트다. 그건 혁신위의 결정이니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윤 선임대변인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인 위원장을 만나 '처방(혁신안)은 잘했는데 환자들이 약을 안 먹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말한 데 대해선 "혁신안을 지도부가 잘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씀인데, 저희가 아직까지 거부한 건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김기현 대표가 전권을 준다고 얘기한 것은 어떤 안을 주더라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생각하고 아직 거스르는 게 없었기 때문에 혁신위에서 의결된 안을 최고위에 상정하시면 저는 큰 무리 없이 처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이 '희생'의 대상으로 거론한 지도부, 친윤 등 당사자들이 응답하지 않는다는 지적엔 "며칠 안 됐다. 정치인이 자신의 거취를 외부의 조언에 의해 정해야 하는 게 불편할 텐데 물리적 시간이라는 것도 있다"며 "총선이 5개월 남았는데 그런 결정을 지금 바로 해야 한다는 건 해당 정치인으로선 가혹하고 불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총선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인 위원장이 화두를 일찍 꺼냈기 때문에 공천이 이런 방향으로 갈 거라는 거지 결과가 지금 나와야 한다는 건 좀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를 향한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선 "반응하실 시간이 다가올 것이다. 주변에서 추측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본인이 결정하셔야지 재촉하는 건 안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윤 선임대변이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비판한 걸 해당행위로 볼 수 있느냐는 물음에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당 차원의 징계 사안인진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