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핵폐기물 처분장 필수재 관리기술 민간에 이전

폐기물 담는 용기 소재 벤토나이트 관리
민간 이전해 토목 구조물 안전진단에도 활용

김진섭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대전 유성구 연구실에서 저선량 감마선원과 방사선 계측기를 이용해 완충재 블록의 밀도와 함수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서울경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핵심 소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민간 기업에 이전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벤토나이트 완충재의 품질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점검하는 기술을 개발해 민간 토목 기업 에이치비씨에 이전했다고 8일 밝혔다. 에이치비씨는 해당 기술을 토목 구조물 안전진단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상용화할 방침이다.

일종의 점토인 벤토나이트는 사용후핵연료를 담는 용기를 만드는 데 활용되며 사용후핵연료가 지하수에 유입되지 못하게 한다. 기존에는 실험실 규모에서 벤토나이트 품질을 관리할 수는 있었지만 처분장 전체 규모에서 사용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비파괴검사 방법을 도입해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 비파괴검사는 구조물을 부수거나 분해하지 않고도 내부의 강도나 균열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연구원은 이 기술을 활용한 장비를 현재 실험실 규모로 마련했으며 내년에는 중대형 완충재 블록에 적용할 수 있는 자동화 장치들을 추가로 개발해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 환경 및 정유·화학 분야에서 활용되던 감마선을 처분하거나 건설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이번 기술 개발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비씨는 이전받은 기술을 국내 토목 구조물의 안전진단 등에 우선 활용할 방침이다.

연구원은 암반이나 콘크리트 구조물 파손 시 발생하는 탄성파를 측정해 파손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잔여 수명을 예측하는 구조물 안전성 평가기술도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비파괴검사 기술은 원자력 처분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건설 분야에서도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파급력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