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블스’ 망한 클라쓰[한현정의 직구리뷰]
영화는 우주를 지키는 최강 히어로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가 초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모니카 램보’, 미브 마블 ‘카말라 칸’과 위치가 바뀌게 되면서 의도치 않게 새로운 팀플레이를 펼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5의 세 번째 영화이자, 캡틴 마블 실사영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빌런은 캡틴 마블에 대한 복수심으로 들끓는 크리족 리더, ‘다르-벤’. 그녀는 AI의 지배로부터 해방시켜주겠다고 했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일차원적인 무력 파괴로 오히려 자신의 나라 ‘할라’를 혼란과 굶주림에 빠지게 한 캡틴 마블을 ‘멸망자’라 부르며 증오한다. ‘할라’의 재건과 캡틴 마블에 대한 복수를 이루고자 절대적 힘을 이용해 캡틴 마블이 고향이라고 부르는 행성들을 약탈하고, 파멸시키려 한다.
캡틴 마블은 이를 막고자 모니카와 카말라와 공조한다. 모니카는 오랜 절친의 딸이자, 빛의 파장을 조작하는 뉴 히어로로 성장했지만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은 이모(캡틴 마블)에 대한 깊은 서운함을 지니고 있다. 카말라는 캡틴 마블의 광팬이자 ‘다르-벤’의 힘과 연관돼 있다. 이들은 힘을 합쳐 한 뼘 더 성장한다.
문제는 팀을 꾸리고 본격적으로 위기에 맞서면서부터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지구 구하기와 주인공의 내면 성장이 주요 두 축이다. 외관은 화려하고도 웅장하지만 늘 봐오던 마블 클라스 딱 그 정도요, 문제는 주인공의 서사가 굉장히 빈약하고 일차원 적이라는 것.
‘어벤져스’ 세계관처럼 복잡미묘한 부분도 공감할 여지 없이 단순하고도 유아적이다. 스스로 죄책감을 갖는 ‘멸망자’ 사연에 전혀 연민이 들지 않으니, (지혜로움이나 성숙한 사고가 1도 없이 초능력만 최강인) 그의 정체성도 고민에도 몰입이 안 된다. 닉 퓨리는 “가장 정의로운 히어로이지만 그로 인해 미움도 가장 많이 받는다”고 과대 포장하지만, 알고 보면 일단 저지르고 수습이 불가한 민폐 성향 때문이다.업그레이드 된 건 비주얼뿐, 알맹이는 오히려 부실해졌다.
행동만 앞서는 민폐와 불타는 정의 그 사이 어딘가에서 가장 크게 희생되는 건 우리의 얀(박서준) 왕자다.
대전쟁을 앞두고 이 팀은 도움을 청함과 동시에 위기를 알리기 위해 오직 노래로 소통하는 행성, ‘알라드나’로 향한다. 애초에 이 설정부터가 우스꽝스러운데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된다. 의도한 마블표 병맛 코드에 박서준은 통크게 희화된다. (‘이터널스’ 마블리는 그나마 양반이었다.) 민망한 노래 몇 소절 뒤, 칼 몇 번 휘두르다, 캡틴 마블의 줄행랑으로 데미지만 무한대로 입는다. 그 이후에도 이보다 더 강렬한 임팩트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아, 플러큰 종족 고양이 ‘구스’의 존재감도 분량 대비 크다. 부럽게도 좋은 쪽으로.)
작품도 주인공도 비주얼을 넘는 매력이 없다. 한없이 아쉬운 팀플이다. 가장 큰 미덕은 예상보다 짧은 러닝타임. 마블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데, 관객의 눈은 저 높이, 업계의 변화는 더 빨리 나아가니 그 거리감은 커질 수밖에. 점점 더 멀어져가는 마블 히어로다. 오늘(8일) 개봉. 러닝타임 105분. 쿠키 영상은 2개다. 추신, 언제 적 마블인데, 다음엔 싸인부터 하지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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