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구 피임약이 뇌에 영향…“공포 조절하는 뇌 부위 손상시킬 수 있어”
합성 호르몬이 포함돼 있는 경구 피임약이 뇌를 손상 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구 피임약이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영향을 줘 안전하지 않은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연구팀은 경구 피임약이 공포를 느끼는 감정을 조절하는 뇌 부위를 손상 시킬 수 있다고 7일(현지 시각) 밝혔다. 경구 피임약은 전 세계 1억5000만 명 이상의 여성이 사용하고 있으며 메스꺼움, 두통, 감정 변화, 월경 주기 변화 등의 부작용이 있다. 연구팀은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전전두엽 피질이 더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전두엽 피질은 공포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부위”라고 했다.
연구팀은 23세에서 35세 사이의 139명 여성을 대상으로 경구 피임약의 영향을 분석했다. 여기에는 과거 경구 피임약을 복용했던 여성 37명, 현재 경구 피임약을 복용 하고 있는 여성 62명, 피임약을 복용한 적 없는 여성 40명, 건강한 남성 41명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들의 뇌 회백질 부피와 피질 두께, 정보처리나 감정 조절 등에 관여하는 뇌 부위의 차이를 연구하기 위해 MRI 촬영을 진행했다.
연구에 참가한 세 그룹의 여성은 남성과 비교했을 때 모두 학습, 자기 통제 등과 관련된 뇌 부위에서 더 큰 회백질 부피를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현재 경구 피임약을 먹고 있는 여성들은 위험과 두려움을 처리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뇌 부위가 다른 참가자들보다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 피질의 두께가 얇아지는 것은 감정 경험과 관련된 뇌의 기능이 억제되거나 결손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경구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 이를 되돌릴 수 있다”면서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실제 어떤 행동들과 연관돼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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