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만 나불나불, ‘더 마블스’[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박서준의 ‘총공격’ 3분이 제일 웃길 줄이야.
입으로만 나불나불 설명한다. 어떤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는 오직 대사로만! 세계관을 아우르는 법칙과 사건의 해결방법까지도 줄곧 인물들의 입으로만 정보를 전달한다. 게다가 내용 자체도 상사의 무용담을 듣는 듯 흥미롭지 않다. ‘타령 도령’으로 분한 박서준의 3분 분량이 그나마 졸음을 깨우는, 영화 ‘더 마블스’(감독 니아 다코스타)다.
‘더 마블스’는 우주를 지키는 히어로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가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모니카 램보’(태요나 패리스), 미즈 마블 ‘카말라 칸’(이만 벨라니)과 위치가 바뀌는 위기에 빠지면서 뜻하지 않게 새로운 팀플레이를 하게 되는 액션 블록버스터 영웅물이다.
설정만 흥미롭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위태로운 ‘MCU(마블 씨네마틱 유니버스)’의 현 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러닝타임은 105분으로 줄었지만, 체감 속도는 3시간 이상 극장에 갇힌 기분이다. ‘갑자기 뭉치게 된 세 히어로가 힘을 합해 우주의 평화를 지켜낸다’는 아주 간단한 공식을 납작한 이야기와 인물들로 그려낸다.
우선 세 주인공인 캐럴, 모니카, 카말라는 ‘나는 관대하다’가 인생관인지, 감정의 골이 놀라울 정도로 쉽게 풀린다. 갈등이 촘촘하지 않으니 셋 사이 티격태격 케미스트리가 빚어질리 만무하다. 보는 이들도 세 인물들의 감춰진 전사나 비밀이 전혀 궁금해지지 않는다. 아무리 가상의 히어로물이라지만 인물들이 허공에 30m 정도 붕 떠있으니 관객들도 공감하기 쉽지 않다.
감정선도 얕은데 사건도 인상적이지 않다. 우주 파괴를 노리는 안타고니스트 ‘다르-벤’(자웨 애쉬튼)의 아우라가 예상만큼 위협적이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다. 그가 ‘캡틴 마블’ 무리에게 복수를 가하려는 동기와 목적에 큰 힘이 없고, 액션 디자인도 역동적이지 않아 눈이 심심하다. 그러한 탓에 대항하는 ‘더 마블스’ 멤버들의 방어전에도 불꽃이 튀지 않는다. 오히려 어린 시절 봐오던 어린이 프로그램 초능력 삼총사 에피소드처럼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인물, 이야기 모두 힘을 쓰지 못하니 밀려드는 졸음을 깨우는 건 지나가는 박서준이다. 모든 대화를 노래로 부르는 ‘뮤지컬 왕국’ 얀 왕자로 분한 그는 등장부터 어색한 화장과 소품으로 관객들의 눈동자를 흔들어놓지만, 3분간 국내 관객들에게 ‘존재감 총공격’을 퍼붓는다. 유일하게 이 작품에서 눈을 크게 뜨고 재미를 느끼는 건 이 구간 뿐이다. 명절 고속도로 체증을 겪다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휴게소를 만난 기분도 든다. 정작 자신의 마음은 복잡할 수 있겠지만.
이날 개봉해 극장가서 만나볼 수 있다.
■고구마지수 : 2.8개
■수면제지수 : 3.8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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