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타자 홍창기·마무리 고우석 향한 염경엽 감독의 굳건한 ‘신뢰’… 두 선수가 응답해줘야 LG가 산다
염경엽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
LG는 지난 7일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제) 1차전에서 KT에 2-3으로 패했다.
그러나 염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1회 처음부터 LG 선수들은 실책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1회 KT의 톱타자 김상수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도루하는 과정에서 포수 박동원의 실책이 나와 3루를 헌납했고, 황재윤의 유격수 앞 땅볼로 너무나 허무하게 선취점을 내줬다.
2회에도 장성우의 평범한 3루 땅볼을 3루수 문보경이 더듬으면서 선두타자 출루를 내줬다.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문상철의 벤치 사인 없는 단독 번트로 삼중살로 연결되지 않았다면 일찌감치 경기를 내줄 수 있었다. 4회에도 1사 1,2루에 나온 장성우의 적시타 때 유격수 오지환이 중계 플레이 도중 어이없는 송구를 하고 말았다. 홈 대시를 망설이던 알포드가 포수에게 던진 공까지 빠지는 것을 보고 들이댔다가 태그 아웃되었기에 오지환의 송구 실책은 그리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홍창기는 주전급으로 도약한 2020년부터 가을만 되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0년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선 1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2021년에도 안타 2개로 타율은 1할대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플레이오프에서 11타수 1안타. 세 시즌 간의 가을야구에서 통산 37타수 3안타. 타율은 0.081로 채 1할이 되지 않는다.
9회 등판해 2아웃을 잘 잡고도 볼넷과 2루타를 내주며 패전투수가 된 마무리 고우석을 향한 믿음도 여전했다. 염 감독은 “(고)우석이의 몸 상태는 괜찮은 것 같다. 딱 하나, 실투 하나였는데 문상철 선수가 잘 친거다. 직구 구위가 나쁘지 않은데 변화구 실투가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면서도 “우리 마무리 투수로서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염 감독의 두 선수를 향한 신뢰는 당연하다. 고작 한 경기에서 못 했다고 시즌 내내 1번 타자를 맡아서 팀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준 홍창기의 타순을 조정할 순 없다. 고우석 역시 LG 불펜 내에서 입지는 언터쳐블이다. 2차전 1점차 리드 9회에 고우석을 올리지 않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다. 과연 염 감독의 믿음에 야구에 홍창기와 고우석이 응답해줄까.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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