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의 몸쪽, 다시 몸쪽과 홍창기의 초구, 다시 초구···KT와 LG 모두 ‘다른 야구’로 시작했다

안승호 기자 2023. 11. 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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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가 지난 6일 잠실 KS 1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2회 몸에 맞는볼로 출루한 박해민. 정지윤 선임기자



지난 7일 한국시리즈 잠실 1차전, 2회말 LG 2번 박해민 타석. 박해민은 KT 사이드암 선발 고영표의 초구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바짝 붙어오자 자연스럽게 몸을 돌렸다. 박해민은 투구에 오른쪽 엉덩이를 맞고 출루했다.

이날 경기 두 번째 타석이었다. 박해민은 고영표의 집요한 몸쪽 공략을 예상한 듯 초구에 몸을 움직였다. 고영표는 그런데도 왼손타자의 몸쪽 깊은 곳을 평소보다 훨씬 더 자주 찔렀다.

고영표는 올해 정규시즌 LG전 성적이 좋지 않았다. 4경기 등판(3회 선발)에 2패 평균자책 7.36, 피안타율 0.346로 고전했다. 고영표는 정규시즌 LG전 투구 패턴과 비교해 상당 부분 변화를 가지고 나온 모습이었다. 초반 1~2이닝을 거치며 LG 타자들이 그에 반응을 보이는데도 필요할 때면 몸쪽을 파고 들었다.

고영표는 우타자를 상대로도 몸쪽을 자주 쓴 가운데 6이닝 7안타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사구는 2개만 남겼지만, ‘사구 비디오 판독’까지 할 만큼 몸쪽 공이 두드러졌다. 4회 LG 문성주가 손 등에 볼이 맞았다고 주장한 내용은 비디오판독으로 번복되지 않았다.

KT는 정규시즌 LG전에 5경기 4승 평균자책 0.84로 특화된 웨스 벤자민이라는 ‘킬러’를 확보하고 있지만, 다른 주요투수들은 상대성에서 약세를 보이는 편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1차전 이후 고영표의 투구 내용을 칭찬하며 2차전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 또한 ‘다른 내용’의 피칭을 할 듯한 힌트를 줬다. “어떤 얘기를 해놨다”고 했다.

KT 벤자민과 큐애바스. 정지윤 선임기자



정규시즌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팀이 KT만은 아니다.

LG 염경엽 감독은 1차전에 앞서 포괄적 의미로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는데, 그중 하나가 초구 공략이었다. 1회말 LG 톱타자 홍창기가 고영표의 초구 직구에 방망이를 내며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된 것이 시작. 홍창기는 이날 고영표와 4차례 만남에서 3차례 초구 공략을 했다.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를 보내고 2구 직구에 방망이를 냈지만, 4회와 6회 타석 모두 초구 스윙을 했다.

홍창기는 안타 생산력도 뛰어나지만, 선구안이 최강점인 선수다. 고영표의 기본 제구력과 나흘 휴식 뒤 등판에 따른 투구수 관리 필요성을 등을 읽고 적극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홍창기뿐 아니라 이날 LG 타자들은 스윙하는 데는 머뭇거림이 없었다.

정규시즌 내내 리그의 이슈가 됐던 도루는 아꼈다. LG는 올해 정규시즌 KT전에서만 무려 40차례 도루 시도를 해 33차례나 성공했는데, 이날은 뛰는 척만 할 뿐 뛰지 않았다. 이는 일정 부분, 염 감독이 예고한 내용이기도 했다. 다만 LG가 1차전처럼 도루를 심리적 압박 카드 위주로 사용할지, 다시 찬스 때마다 꺼내들지는 시리즈 초반 흐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두 팀은 정규시즌 맞대결 때와는 ‘다른 야구’로 한국시리즈를 시작했다. 투타 대결, 공수 대결에 앞서 머리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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