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ELS 파생거래서 962억 평가손실…금감원 "더 살펴보겠다"

헤지거래 후 평가액 모형 일부 오류
개인고객과 무관한 거래...피해 없어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우리은행이 파생거래 과정에서 1000억원에 육박하는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하는 증권사들과 헤지거래를 해오다 962억원의 평가손실을 냈다. 해당 거래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외국계 금융회사와 또 다른 헤지거래를 했고, 장부가를 평가하는 모형 일부에서 오류가 생기면서다. 1000개 이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변동성을 산출해 평가해야 하는데 시장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자체 리스크관리 실태점검에서 이를 발견한 후 금감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자체 조사해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우리은행은 모형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 고객과 거래한 게 아니어서 고객 피해는 전혀 없다”며 “손실을 6월 말 기준으로 한번에 인식하다보니 금액이 커진 것 같다”고 했다. 해당 손실은 확정된 게 아니어서 향후 줄어들 수 있다.

우리은행은 7월 청산 목적의 헤지거래 외 주식파생상품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관련 내부통제 절차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측은 “변동성 산출에 관해 팀, 부서 단위 복수 검증과 시장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했다”며 “파생상품 관련 리스크관리 전문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관련 직원 징계를 위한 인사협의회를 열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파생상품 거래 과정, 관련 인력의 전문성 및 운용 실태, 리스크관리 부서의 검증 체계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우리은행이 추진한 내부통제 강화 방안도 제대로 시행됐는지 보려 한다”고 했다.

서대웅 (sdw618@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