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키' 감독 "마약→혼인빙자 사기, 현실이 더 드라마 같아" [인터뷰①]

장우영 2023. 11.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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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장우영 기자] ‘하이쿠키’ 연출을 맡은 송민엽 감독이 현실이 더 드라마 같다고 말했다.

U+모바일tv 오리지널 ‘하이쿠키’는 한입만 먹어도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의문의 수제 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 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쿠키가 만든 늪 안에서 각자의 욕망에 휩싸여 발버둥치는 인간 군상을 그려냈으며, 빠른 전개와 예측불가 스토리로 공개 이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쿠키’는 80년대 청춘의 시대적 단상을 그려 많은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로 남은 ‘오월의 청춘’으로 한국PD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송민엽 감독의 첫 디지털 시리즈 연출작이며, ‘나의 가해자에게’, ‘양들의 침묵’ 등을 통해 예상을 뒤엎는 전개와 심금을 울리는 필력을 선보인 신예 강한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다. 배우 남지현이 늪에 빠진 동생을 구하려 뛰어드는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최수영’ 역을, 최현욱이 엘리트 고등학교 성적 최상위권의 천재소년 ‘서호수’ 역을, 그리고 김무열이 베일에 싸인 음지 최고의 입시 컨설턴트 ‘유성필’ 역을 맡았다. 이로써 차세대를 대표하고 웰메이드를 담보하는 ‘작감배’ 조합이 완성됐다.

지난 6일 아크미디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송민엽 감독은 “검색을 해보면 댓글들이 있긴 한데 많이는 보지 않으려고 한다. 겁이 나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건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디테일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순전히 재미있게 보게 하고 싶다. 조금 더 만족한 분들에게는 더 잘 만들 수 있었는데 죄송하기도 하다. 내 작품을 보는 분들이 제일 무섭다. 항상 아쉬움까진 아니어도 내가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나은 판단을 했다면 하는 건 남는 것 같다. 다음엔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민엽 감독은 차기작으로 ‘하이쿠키’를 선택한 부분에 대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게 대본을 봐서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전 작품과 다른 재미를 보여주려는 생각이 들어서다. 너무 이미지가 그쪽으로 굳어지는 것보다는 다양하고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내게도 도전일 수도 있는데 만들면서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형적인 인물과 전개들에서 벗어나 있는 부분이 흥미로운 포인트인 것 같다. ‘이쯤되면 어떻게 되겠지’, ‘이쯤되면 어떻게 하겠지’라는 부분들을 살짝씩 비틀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어색하거나 납득이 안되면 어쩌나 싶었다. 그래도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주고 신경을 많이 써줘서 납득이 되면서도 신선하게 받아들이신 것 같다. 재밌는 드라마는 예상이 아예 안된다기보다는 예상을 하는데 그걸 기분 좋게 배신했을 때라고 생각한다. 예상이 안된다고 하면 이해가 잘 안되는 드라마이고, 예상은 되지만 그걸 배신하고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을 때 ‘이런 반전이 재미있다’고 느끼시는 것 같다.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OSEN=김성락 기자]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쿠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송민엽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3.10.23 / ksl0919@osen.co.kr

특히 ‘하이쿠키’는 최근 연예계가 마약 스캔들로 발칵 뒤집힌 가운데 공개돼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송 감독은 “작품을 처음 기획했을 때는 지금처럼 이슈가 있지는 않을 때다. 외국 뉴스를 보면 학새들이 공부를 할 때 공부를 잘 하려고 각성제를 복용하거나 병원에서 실제로 처방을 받기도 한다. 그게 ‘하이쿠키’에서 ‘쿠키’는 실재하는 물질은 아니고 판타지다. 요즘 마약 이슈가 커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예전에는 ‘하이쿠키’가 판타지적인 게 강하다고 생각했다. 드라마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어떤 약물 같은 게 중점이 아니고, 판타지 설정이 있고 인물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묘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송민엽 감독은 ‘하이쿠키’가 앞에 있다면 먹을까. 그는 “나라면 안 먹을 것 같다. 항상 댓가가 따른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큰 돈을 얻고, 쾌락을 얻는다는 건 내가 노력해서 얻는 게 아니기에 결국에는 그 댓가를 치른다고 생각한다. 쿠키가 아니더라도 아무 이유 없이 큰 돈을 준다고 하면 안 받을 것 같다. 다 이유가 있고 댓가가 있지 않을까 싶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뉴스를 보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다. 현실을 드라마로 만들었다면 욕먹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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