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게임 피처' 쿠에바스와 마법의 KT 불펜, LG 최원태 어깨 무겁다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윌리엄 쿠에바스라는 이름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쿠에바스는 지난 2021시즌 KT 위즈의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이틀 쉬고 등판한 삼성 라이온즈와 1위 결정전과 한국시리즈에서 선보인 호투는 그를 '빅게임 피처'로 만들었다.
그 기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게 부진했지만 3일 쉬고 마운드에 오른 4차전에서는 눈부신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며 큰 경기에 강하다는 명성을 드높였다.
LG 트윈스와 첫 경기에서 3-2로 승리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포스트시즌 4연승 행진을 달린 KT는 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 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투수로 쿠에바스를 예고,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기세다.
쿠에바스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5개의 공을 던졌다. 4차전에서는 73개를 던졌다. 이번에는 4일 쉬고 등판하는 정상 간격이지만 그동안 쌓인 피로도는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투혼의 상징 쿠에바스이기에 KT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고영표의 1차전 호투는 KT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결과였다. 그가 정규리그에서는 LG에 약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기 때문이다. 쿠에바스도 그랬다. 정규리그에서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잘 던졌지만 LG와 3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1.45에 그쳤다.
이강철 감독은 1차전을 마치고 "고영표가 (정규리그와는) 다르게 생각하고 들어간 것 같다. 쿠에바스도 많이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KT는 마운드의 힘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레이오프에서 NC에 먼저 2패를 당한 후 '리버스 스윕'을 완성했는데 이 과정에서 투수들의 공헌도가 매우 높았다. 고영표,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으로 이어지는 선발 '빅 3(BIG 3)' 뿐만 아니라 불펜의 힘도 매우 강했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무실점 행진을 질주한 손동현은 KT 허리의 중심이다. 지난 1차전에서 고영표에 이어 팀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7회와 8회를 퍼펙트로 막아냈다. 구위는 변함없이 강력했다. 매경기 그럴 수는 없겠지만 멀티 이닝 소화가 가능한 핵심 필승조의 존재는 매우 크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자신감이 한 단계 더 성장한 박영현의 입지도 단단하다. 이강철 감독은 1차전 1점 차 승부에서 마지막 9회말을 마무리 김재윤이 아닌 박영현에게 맡겼다.
9회에 김재윤을 등판시키지 않은 이유는 연장 승부까지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무리 외에 정규이닝 마지막 순간을 믿고 맡길 투수가 또 있다는 것은 불펜의 힘이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게다가 KT 불펜은 플레이오프 혈투를 치르고도 아직까지는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LG는 1차전에서 케이시 켈리의 호투에 힘입어 경기 중반까지 타이트한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타선은 끝내 KT 불펜을 공략하지 못했다. 반면, KT는 9회초 문상철이 LG 마무리 고우석 공략에 성공하면서 길었던 승부의 균형을 깼다.
LG 선발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다. 경기 중반까지 승부의 흐름을 유리하게, 최소 불리하지는 않게 만들어주는 게 최상책이다.
LG의 2차전 선발투수는 최원태다. 시즌 도중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카드다. LG 이적 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정규리그를 마치고 충분한 휴식을 통해 힘을 비축했다. 큰 경기에 강한 쿠에바스와 건재한 KT 불펜을 상대로 LG가 반격하기 위해서는 타선의 분발만큼이나 선발이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다.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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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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