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인터뷰 직전까지 ‘재벌3세’에 두 차례 임신 믿어…“이름 빼고 모든 것이 거짓” 울분
남현희, “가족들에 인사하자” 거듭 요청 카카오톡 대화로 드러나
전청조씨(27)와 대질신문을 앞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42)가 자신은 철저히 전씨의 사기에 농락당한 피해자였을 뿐인데 왜 자신을 사기공범으로 몰아가려 하느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남현희씨는 8일 새벽 자신의 SNS를 통해 “이름 빼고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전청조에게 저 또한 속았고 당했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TV 인터뷰에서 전청조가 ‘남현희가 본인의 명품옷이며, 노트북까지 다 가져갔습니다’고 했는데 전청조가 본인 물건을 보내놓고 쇼를 했다”며 “저를 공범이라 몰기 위해 본인 짐을 저희 집으로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은 자극적인 것만을 원하는 건지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랬냐? 저랬냐?’ 추궁하기 바빴고, 문자로 ‘오늘 전청조 인터뷰했다. 8시까지 남현희 입장표명 안 하면 전청조 이야기만 방송에 내보내겠다’라는 통보를 하더라”며 “제가 왜 전청조와 같이 사기를 치냐”고 어이없어했다.
남씨는 “지난 26년 동안의 노력이 한 번에 무너지니 마음이 아프고 2주째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너무 힘들게 시간을 보내고 있고 오늘도 한 끼도 못 먹었다”며 최근 상황에 심신이 모두 지칠 대로 지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정말 너무 힘들다. 공범 아니라고 하는데 믿어주질 않는다”며 “내가 죽어야 끝나는 건지,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내 억울함을 알아줄까, 내가 사라지면 저희 가족들 잘 챙겨줄 수 있냐”고 격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또 “남현희는 26년 동안 가슴에 태극마크 달고 국위선양 위해 그렇게 인생 다 바쳐 살아 왔다”며 “사기꾼보다 못 한 취급을 받으니 저는 더이상 살아 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엊그제 9시간 넘게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있었던 일을 모두 말했는데 출국금지라니”라며 허탈해했다.
남씨는 전씨와 지난달 여성조선 인터뷰를 하기 직전까지도 그가 재벌가 자제라는 점, 해외에서 거주했다는 점, 또한 자신이 전씨를 만난 뒤 두번째 임신을 하고 있는 중으로 믿었던 정황도 드러났다. 이는 남씨가 이미 지난 2월 전씨의 진짜 정체를 알았으며 알면서도 전씨의 사기에 공모했다는 전씨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7일 더팩트는 남현희와 전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지난 3월 초부터 전씨와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한 남씨는 지난 4월 임신한 뒤 유산한 것으로 착각했다. 지난 10월에는 두 번째로 임신했다고 생각했으며 전씨와 대화를 통해 자신이 임신했다고 믿었다.
전씨는 지난달 3일 “속은 어때? 임신한 게 와 닿아?”라며 남현희의 임신을 걱정했다. 남현희는 “속은 괜찮은데 어제부터 또 먹어. 큰일이야. 배 나오는 게 느껴져”라고 답했다. 이날은 남현희가 전씨와의 재혼을 발표하기 불과 며칠 전이다. 남현희는 재혼 발표 이후 논란이 확산되기 전까지 자신이 임신한 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남현희는 이번이 두 번째 임신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3월에도 임신했다가 유산된 것으로 믿었다. 남현희는 지난 4월25일 첫 임신 착각 당시 방문했던 산부인과에서 ‘혈액검사상 임신이 아니다’는 답변을 받았다. ‘한 달 전 임신테스트 양성이 정확한 검사라고 전제한다면 유산이 된 걸로 보이며, 아니면 임신테스트 자체가 오류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게 산부인과 진단이었다. 남현희는 유산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에 주목했다. 전씨 경호원을 통해 건네받은 임신테스트기에서 두 줄(양성 반응)이 나온 것도 임신을 믿은 이유 중 하나였다.
전씨는 임신 축하 선물로 남현희에게 케이크와 아기 신발도 선물한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 전씨가 준 임신테스트기에서 두 줄이 나온 것은 부산에서 플러레 그랑프리 대회가 열리던 지난 3월17일이라고 한다. 전 씨는 6일 뒤인 3월23일 남현희에게 임신을 축하한다며 케이크를 선물했다. 이후 4월 6일에는 명품 브랜드 H사에서 아기 신발도 구입해 선물했다. 남현희는 아이를 낳으면 신기려고 보관하다 전씨의 사기 행각이 알려진 뒤 경찰에 임의제출했다. 경찰은 최근 벤틀리 차량과 귀금속, 명품 48점 등 남현희가 전씨에게 받은 물품을 압수했다. 여기에 아기 신발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현희가 계속해서 유산을 걱정한 정황도 포착됐다. 전씨와 결혼을 앞두고 다투던 남현희는 “즐겁지 않은데 아이가 건강히 자라겠어”라며 “저번에 유산된 것처럼 또 안되면 다행이다 싶어서 생활하고 있어. 또 유산된다 해도 별로 슬프지도 않을 것 같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 씨는 남 씨에게 ‘돈이 많다’, ‘기업인들 부르는 결혼 싫다’, ‘외국 자본 가져오려고 한다’ 등 재벌 3세인 것처럼 언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남 씨는 전 씨와 헤어지기 전까지도 이를 믿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혼 전 남 씨는 전 씨 가족들을 보기 원했다. 하지만 결혼이 임박하자 전 씨는 남 씨의 임신을 핑계 삼아 미뤘다. 전 씨는 계속해서 재벌 3세 사칭을 이어갔다. 전 씨는 “아빠 얼굴 보고서 결혼을 하더라도 기업인들 불러 놓고 아닌 가까운 서로의 지인을 불러 결혼해서 축하받고 아이 낳고 다 같이 행복하게 잘 살고 싶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돈이 없지 않아. 충분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수 있어”라며 “외국 가기 싫다고 해서 나도 한국에서 편하게 살려면 외국 정리가 필요하니 정리하려고 준비해. 외국 자본 한국으로 가져오려고 준비하고 있는 중이야”라고 덧붙였다.
전 씨 사기 및 남 씨의 공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8일 두 사람을 불러 대질신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두 사람의 엇갈린 진술은 이날 경찰에서 진위가 가려질 전망이다.
전 씨는 지난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전 씨는 자신의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이들에게 해외 비상장 회사나 국내 어플리케이션(앱) 개발 회사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는 수법으로 총 20명으로부터 2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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