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미르라, 아버지에 대한 금지된 사랑으로 고통받다 몰약나무가 되다" (철파엠)

8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금지된 사랑을 한 비운의 주인공 미르라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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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DJ 김영철이 "대구의 작은 도서관에서 봉사하고 있는데 도서관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을 구입할 때 '철파엠' 김헌 교수님 코너가 너무 좋아서 교수님의 책을 골랐다"라는 한 청취자의 문자를 소개하자 김헌이 "너무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표하고 "저도 가끔 도서관에서 강의를 하는데 그분들이 꼭 하시는 말씀이 있더라. '철파엠' 잘 듣고 있다고 하시더라"라고 귀띔했다.

이에 김영철이 "그 책 이름이 뭐냐?"라고 묻자 김헌은 "제 이름을 달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정리한 책인데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헌은 "오늘은 금지된 사랑으로 고통을 받다가 한 그루의 나무가 된 여인의 기구한 운명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녀의 이름은 미르라다. 몰약나무를 미르라라고 한다. 몰약은 아주 향이 좋아서 의복이나 침상에 향을 내는 데 쓰이기도 하고 고대부터 여인들이 향주머니로 만들어 품에 간직하고 다녔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미르라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다"라며 김헌은 "미르라는 피그말리온의 증손녀다.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만든 조각과 사랑에 빠졌고 그의 간절함이 통해 그 조각이 진짜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린 적이 있다. 미르라는 아름다운 여성으로 성장했다. 뭇 남성들이 프로포즈를 했지만 미르라는 그 남성들의 사랑을 거절하고 오히려 금지된 사랑에 휩싸여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그 금지된 사랑의 대상은 바로 자신의 친아버지 키니라스 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김헌은 "미르라는 어디에 말할 수도 없어 끙끙 앓았다. 그러다가 유모에게 다 이야기했고 미르라의 딱한 모습에 유모는 '죽는 것보다는 이게 낫겠다' 하면서 키니라스 왕에게 술을 잔뜩 먹이고 그 침실에 미르라를 들여 보낸다. 유모가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다' 라고 설득했지만 미르라는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죽겠다고 했고 유모는 죽음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전하고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키니라스 왕은 칼을 뽑아 '감히 딸이 나에게?' 그러면서 딸을 죽이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무서워서 도망가다 지쳐 쓰러진 미르라는 신들에게 기도를 했다"라며 김헌은 "그러자 신들이 미르라가 너무 딱하다며 미르라를 한 그루 나무가 되게 해주었다. 그 나무가 바로 아름다운 향기를 머금은 미르라, 몰약의 나무가 되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사진캡쳐 SBS김영철의파워FM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