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제2의 여자 김주형' 꿈꾸는 성유진·홍정민
[골프한국] 여자 한류 골프가 LPGA투어에서 다시 주류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한때 LPGA투어에서 미국 다음의 골프 강국으로 위세를 떨쳤던 한국 여자골프는 최근 급성장한 골프 신흥강국 출신 선수들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태국과 중국 일본, 유럽 출신 선수들의 약진으로 LPGA에서의 한국여자 골프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아직은 미국 다음의 세력으로 버티고 있지만 새로운 자원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머지않아 지류의 하나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LPGA투어 도전 열기가 예전만 같지 않다. KLPGA투어의 시장규모가 크지 않았을 땐 다투어 '큰물'을 찾아 국내에서 열리는 LPGA투어에 출전해 직행카드를 노리거나 Q시리즈를 거쳐 LPGA 진출에 다투어 도전했었다. 박세리의 성공에 자극받은 동년배 또는 후배 선수들이 이 대열에 앞장섰다. 그 열풍은 박세리 키즈에게로 이어져 LPGA투어에 도도한 한류 골프의 맥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KLPGA투어의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선수들이 굳이 위험 무릅쓰고 밖으로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면서 LPGA투어를 향한 한국 선수들의 열망도 식기 시작했다.
2018년 이정은6가 Q시리즈 수석으로 LPGA투어 진입에 성공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맥이 끊겼다. 2020년 김아림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LPGA투어 직행카드를 거머쥐었고 2021년 안나린이 Q시리즈를 통과하는 정도였다. 지난해 유해란이 Q시리즈 1위로 한류 골프의 명맥을 이어갔다. 김아림은 아직 우승을 보태지는 못했지만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뿌리를 내리는 모습이고 루키 유해란은 월마트 NW아칸사스 챔피업십에서 우승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내년 시즌 신인선수를 선발하는 Q시리즈에선 성유진(23) 홍정민(21) 신비(21)가 스테이지2를 통과했다.
Q시리즈 최종전에 진출한 세 선수에 대한 한국 골프 팬들의 기대가 특별하다. 세 선수 모두 PGA투어에 혜성처럼 등장해 핵심 스타로 부상한 김주형에 비견될 정도로 LPGA투어를 향한 열정이 뜨겁다. 청소년 시절부터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할 정도의 빼어난 기량도 갖추었다.
김주형의 등장으로 PGA투어에서의 한국 남자골프의 위상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듯 이들이 Q시리즈 최종전을 거쳐 LPGA투어 티켓을 거머쥔다면 여자 한류 골프의 힘찬 뒷물결이 될 것이다.
특히 성유진의 경우 최근 제주에서 열린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행운의 우승을 차지해 Q시리즈 최종전에서의 선전이 기대된다. 3라운드 단독 선두로 출발한 성유진은 폭우로 최종 라운드가 중도에 중단되는 바람에 최종 라운드에서 순위가 밀렸음에도 KLPGA투어 규정에 따라 3라운드 54홀 경기 결과로 순위가 결정돼 우승컵을 품었다. 시즌 두 번째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지난해 KLPGA대회 롯데오픈에서 우승해 올 4월 열린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연장 접전 끝에 2위로 마친 경험이 있어 Q시리즈 최종전에 임하는 자신감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세 선수가 모두 Q시리즈 최종전을 상위권으로 통과해 여자 한류 골프의 도도한 흐름을 이어주기를 갈망한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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