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놓으려 했던 신인 리베로, 두 번째 동앗줄 꽉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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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기회를 받은거잖아요, 인생에 두 번째 기회는 쉽게 안 온다고 했는데..."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1라운드 여자부 경기에서 GS칼텍스가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2(16-25, 17-25, 25-17, 25-21, 15-11)로 돌려세웠다.
2023 구미 도드람컵 준결승전 4세트 스코어 24-20으로 앞서가던 상황에 투입되어 마지막 한 방으로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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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장충, 권수연 기자) "두 번째 기회를 받은거잖아요, 인생에 두 번째 기회는 쉽게 안 온다고 했는데..."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1라운드 여자부 경기에서 GS칼텍스가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2(16-25, 17-25, 25-17, 25-21, 15-11)로 돌려세웠다.
외인 주포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가 28득점(공격성공률 39.06%)을, 주장 강소휘가 22득점을 올려 50득점을 합작했다. 두 사람의 다득점이 이 날 승리를 큰 틀로 빚어냈다면, 결정적인 순간에는 김민지가 존재했다.
백업 리베로 김민지는 이 날 4, 5세트에 판도를 굳히기 위해 원포인트 서버로 기용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두 세트를 통틀어 서브에이스 세 번을 터뜨렸다.
그 중 5세트 13점을 매치포인트 14점으로 바꾸는 서브와, 게임을 끝내는 마법같은 서브가 이 날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혔다.
김민지는 경기 후 인터뷰실을 기분 좋게 찾았다. 인터뷰 사진을 찍기 위해 취재진이 휴대폰 카메라를 들자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리며 미소지었다.
그는 "초반 우리팀이 지고 있었는데 '제가 투입이 될까'하는 기대 반, 불안 반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기용해주셨다"며 "(들어가서) 내 할 몫만 하고 나오자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않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사령탑 차상현 감독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사소한(?) 약속을 내걸었다.
서브에이스, 블로킹 등 게임 도중 포인트가 터지면 3~5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 가량의 용돈을 선수들에게 제시했다. 이 중 서브에이스만큼은 시즌이 끝날때까지 횟수 당 약속한 금액이 포상금으로 주어진다.
이에 대해 김민지는 "그건 제가 이 팀에 오기 전부터 있던 약속같은데, 컵대회 당시에 제가 현대건설을 상대로 득점을 내서 3만원을 받았었다"며 "오늘은 10배가 되어 30만원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김민지의 끝내기 서브에이스 기록은 이번이 최초가 아니다. 2023 구미 도드람컵 준결승전 4세트 스코어 24-20으로 앞서가던 상황에 투입되어 마지막 한 방으로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김민지는 지난 22-23시즌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됐다. 시즌 끝 경기였던 현대건설전에서 원포인트 서버로 코트를 밟았지만 흥국생명에서의 활약은 그것이 끝이었다.
프로팀 방출 소식이 알려지자 좌절한 김민지는 "그때는 멘탈이 나갔고, 마음을 놨고 배구를 그만두고 싶었다"고 당시의 아쉬운 심경을 고백했다. 이어 그는 "시청 등 실업팀 준비까지 했는데 (팀에서) 연락을 받았다. 두 번째 기회다. 인생에서 두 번째 기회는 쉽게 안 온다고 했는데 어려운 기회를 잡았으니 끝까지 살아남자고 생각했다"고 속내를 알렸다.
그랬기에 누구보다도 치열한 배구를 하고 있다. 함께 수훈 선수로 자리한 외인 선수인 실바도 그의 노력과 열정을 인정했다. 저녁 식사 후 바로 이뤄지는 야간훈련을 통해 본인의 강점인 서브를 가다듬는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가량의 연습이 치러진다.
특별한 서브 노하우가 있는지에 대해 묻자 그는 "원래는 한 번 심호흡 뒤 때리는데, 세 번을 맞추고 숨을 들이쉰 다음에 코스를 보고 때렸던게 잘 들어간 것 같다. 8초 안에 때려야하는데 어제 세어보니 8.58초가 나와서 '이건 안된다'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김민지의 깜짝 활약으로 경기를 역스윕승, 1라운드 2위라는 매우 준수한 성적으로 마친 GS칼텍스는 오는 10일, 홈에서 페퍼저축은행을 맞이해 2라운드 첫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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