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클리닉] 고위험 임산부 24시간 집중케어... 엄마, 태아 건강 지킨다

이순용 2023. 11. 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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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임신과 출산은 임신부들의 소망,
경희대학교병원 고위험산모센터 이영주 교수, 임신 합병증있는 고위험 임산부와 태아는 집중 케어가 필요
고위험산모는 건강한 출산을 위해 임신중독, 태아유전 등 관리가 매우 중요
대학병원 찾는 임신부는 대부분 고위험군 범주내에 있어 더욱 신경써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임신은 열 달의 긴 여정을 걸어야 하는 시간이다. 이 10개월의 시간 동안 뱃속의 아이는 자라고 엄마는 신체의 변화를 겪는다. 엄마 혼자서도, 아이 혼자서도 이겨낼 수 없는 이 시간 동안, 간혹 어떤 임신부는 조산 등의 긴박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특히 대학병원을 찾는 임신부라면 조산, 임신중독, 태아유전 이상 등의 우려로 위험 상황에 놓여있을 가능성이 크다. 걱정과 불안 속에 임신부와 가족이 믿는 것은 의료진일 수밖에 없을 터. 고위험산모센터는 다른 산모보다 의료진의 손길이 더욱 필요한 임신부를 집중적으로 케어하는 곳이다.

◇고위험 임산부 합병증 예방 위한 관리 중요

경희대병원 고위험산모센터장 이영주 교수(산부인과)는 “건강한 임신과 출산은 모든 여성의 소망이지만, 산모의 출산 연령이 점차 높아지고 다태아 출산이 늘어나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산모나 태아에 합병증이 생기기 쉬운 ‘고위험 임산부’가 증가하고 있다”며 “경희대학교병원 고위험산모센터는 임신부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 조기 진통 및 조산, 임신성 고혈압, 분만 관련 출혈 등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을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고위험 임신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임신 또는 기존의 질병으로 인해 모체나 태아가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임신을 의미한다. ▲산모의 나이가 너무 적거나 많은 경우 ▲고혈압, 당뇨, 비만 등 성인병을 앓고 있는 경우 ▲이전 임신에서 임신과 연관된 합병증이 있었던 경우 ▲다태임신, 태아기형, 태반질환 등 모두가 고위험임신에 해당되게 된다. 이 중 나라에서 정한 대표적인 3대 고위험 임신질환은 조기진통 및 조산, 임신중고혈압, 분만관련 출혈이다.

이영주 교수는 “조기진통, 산후출혈, 임신중독증 등 다양한 임신 합병증 및 내·외과적 질환이 있는 고위험 임산부와 태아는 집중 케어가 필요하다”며 “출산 전, 후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며 시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하는 전문적인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조기 진통, 조산은 37주 이전에 자궁이 수축을 하면서 자궁 경부가 짧아지는 것이다. 산모의 건강을 위해 너무 이른 주수에 분만할 경우 태아가 조산으로 인해 심각한 합병증을 갖게 될 뿐 아니라 신생아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분만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20주 이후에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또는 확장기 혈압이 90mmHg 올라갈 때를 말한다. 분만 관련 출혈은 자연분만, 제왕절개 상관없이 1리터 이상의 출혈이 있는 경우다.

이영주 교수는 “고위험산모는 조산이나 태아 기형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다학제적 접근은 필수”라며 “ 고위험산모센터는 신생아 중환자 파트, 소아외과, 소아안과, 소아비뇨기과 등 타 진료과와 연계되어 있으며, 가족분만실, 진통실, 회복실, 입원실, 태아정밀초음파실 등 최신 시설과 중앙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고위험 산모 개인별 맞춤치료를 시행하며 다학제적 접근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건강한 임신과 분만이 행복 향한 첫걸음”

협진 시스템을 통해 각 진료과와 산모 정보를 교환하는데, 특히 태아기형 파트는 산전 초음파에서 기형이 발견될 경우 분만시기와 방법, 신생아 예후 등을 진단한 후 즉시 신생아중환자 파트와 함께 초음파를 보며 임산부, 보호자와 함께 상담하는 협진 체계를 갖추고 있다. 태아기형이나 이상이 의심된다는 얘기를 듣게 된 임산부는 심적으로 불안과 걱정에 짓눌리곤 한다. 이러한 걱정과 불안을 빨리 덜어주고 산전 관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임산부에게 태아 진단에서 예후까지 그 자리에서 설명함으로써 안심하고 분만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최종 목표는 고위험 임산부들이 임신기간 동안 센터에서 안정되고 편안하게 임신을 유지하여 건강한 아기를 안전하게 분만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4시간 산과 전문의 진료 및 치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당직 및 on-call delivery system을 갖추고 있는 상태다.

이영주 교수는 “산모가 조산하면 미숙아가 태어나는데 아직 소화기관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여린 폐로 숨을 쉬어야 하니까 염증이 일어나기 쉽고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1kg 미만의 몸무게로 태어나도 생존율은 높은 편이지만 생존 뿐 아니라 발달도 중요하기 때문에 조기 중재 치료를 신속하게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위험산모센터 의료진 모두 조산 및 산모 합병증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산모와 아기가 건강하게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들 의료진이 느끼는 보람 역시 합병증 없이 태어난 건강한 아기를 엄마의 품에 안겨줄 때다. 고위험산모가 수개월 동안 의료진과 마음을 맞대어 열심히 치료한 결과를 얻는 순간이 의료진 모두에게도 소중한 순간인 것이다.

이영주 고위험산모센터장은 “건강한 임신과 분만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며 “고위험 임신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산부인과’를 임신 사실을 알고 난 이후 처음 찾는 진료과가 아닌, 생애주기별에 맞춰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보살펴주고 관리하는 곳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궁에 문제가 없는지,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보며 본인의 몸 상태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만약 고위험임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임신 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이영주 교수가 임신부에게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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