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정치 수업[신간]
이인미 지음·위즈덤하우스·1만7800원
작가이자 정치이론가인 한나 아렌트의 대표 저서 15권을 통해 인간성 상실의 원인과 해법을 탐구한 책이다. 10여 년간 한나 아렌트를 연구해온 저자는 현재 상황을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평가한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우울증 환자 수,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생률과 가장 높은 자살률, 암울한 경제전망 등 단순히 삶의 질이 하락하는 차원을 넘어 ‘인간성’ 자체가 위기인 시대다.
저자는 이와 유사한 현실 인식을 한나 아렌트에서 찾는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아렌트는 핵무기가 투하된 1945년 이후를 “어두운 시대”로 규정했다. 서로가 서로를 ‘위협’으로 여긴 탓에 소통이 차단됐고, 이를 통해 ‘외로움’이 사회구조적 문제가 됐다고 진단했다. 이 외로움이야말로 인간성 상실의 원인이고, 이를 극복하는 게 미래를 위한 과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를 위해 아렌트의 저서인 <인간의 조건>부터 <전체주의의 기원>까지 내용을 두루 살피며 ‘인간’, ‘정치’, ‘공동체’, ‘이해’, ‘세계’에 눌어붙은 외로움의 ‘폐해’를 조명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왜 고립감에 시달리는지, 고립된 개인은 왜 폭력에 물드는지, 나쁜 정치가 어떻게 외로움을 악용하는지 등의 화두를 제시한다.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을 다른 존재와 구별되는 특징으로 ‘행위’를 꼽았다. 이때의 행위란 생각을 나누는 활동이자 서로의 관점을 내놓고 협의하며 토론하는 과정이다. 즉 아렌트의 관점에서 행위는 곧 ‘정치’다. 외로움을 극복할 해법도 여기에 있다. 행위(정치)를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아렌트는 이 ‘이해’를 “동의와 동조와 동감 없이” 상대의 처지에 서보는 일로 여겼다. 그러므로 이해와 사랑을 통해 이웃에게 나아가고, 세계와 만나야 한다. 아렌트가 내놓은 인간성 회복의 해법이기도 하다.
▲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
한동일 지음·이야기장수·1만7800원
스테디셀러인 <라틴어 수업>의 저자 한동일의 신간이다. 작가가 가장 어려운 시절에 붙잡았던 한 줄의 라틴어 문장, 그 속에 담긴 한 줄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다. 명문장과 함께 라틴어의 기원과 아름다움을 풀어낸다.
▲리처드 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
리처드 도킨스 지음·김명주 옮김·김영사·2만8800원
<이기적 유전자> 등 과학과 종교를 넘나드는 저서로 화제가 된 리처드 도킨스가 그간 감탄하며 읽은 책들을 소재로 서문과 후기, 에세이를 썼다. 이를 주제로 작성한 서평과 대화 등도 모았다. <종의 기원>부터 <신은 없다>까지 섭렵하며 터득한 저자의 다채로운 통찰을 제시하는 책이다.
▲매직 워드
조나 버거 지음·구계원 옮김·문학동네·1만9000원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가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화법’에 대한 전략을 제시한다. 수만 편의 대본과 가사 등 실증적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같은 내용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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