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쇄신 무색해진 임종룡號…우리은행서 1000억원 파생상품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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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잘못된 파생상품 평가방식을 운영하면서 최근 1000억원에 가까운 평가손실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우리은행 측은 지난 6월 자체적으로 대대적인 리스크관리 실태점검을 실시한 결과 주식파생상품 관련된 평가손실 962억원이 발생했음을 발견하고 이를 2분기에 손실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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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횡령 이후 조직 다잡기에도 문제 재발…우리은행 "직원 징계처리"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우리은행이 잘못된 파생상품 평가방식을 운영하면서 최근 1000억원에 가까운 평가손실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700억원 횡령 사고 이후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이 조직 분위기 쇄신·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내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트레이딩부는 ELS상품 관련 파생거래에서 시장가격 변동에 따라 평가손실이 발생한 사실을 최근 인지하고 이를 수정하면서 962억원의 회계상 손실을 반영했다.
주식옵션 헤지포지션에 대한 잘못된 평가방법을 적용해 오다 뒤늦게 이를 인식했다. 은행이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식옵션 상품을 팔면서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헤지포지션을 설정했는데, 해당 헤지포지션에 대한 평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금감원에 보고했고, 이에 금융감독원은 자체 검사를 지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종의 평가 모형을 통해 가격 평가가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다"며 "문제를 한꺼번에 인식하다 보니 금액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이 파생상품에 대한 헤지에 나선 만큼 평가손실은 고객이 아닌 은행 몫이란 게 금감원 설명이다. 유가증권과 마찬가지로 향후 포지션 청산 시 환입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잘못된 방법으로 헤지포지션 평가방식을 운영해 온 게 확인된 만큼 파생상품 운영과 관련해 우리은행의 관리력 신뢰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 2019년 DLF사태로 거액의 투자자 투자금액 배상, 소비자 신뢰 실추, 최고경영자 제재에 따른 지배구조 문제 등 홍역을 앓았다. 파생상품 관련 부분은 우리은행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로 꼽히는데, 그럼에도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
또한 DLF사태 이후 자산관리체계 개편 등을 실행했음에도 내부 문제가 재차 확인됐다.
지난해 700억원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이후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속해서 조직 다잡기에 나서고 있음에도 문제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올해 우리은행 서울의 한 지점 직원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고객 공과금 약 52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가상자산 투자를 목적으로 9100만원을 빼돌린 직원도 있었다.
우리은행은 직원 자긍심 고취를 위해 '우리가 잘하는 것을 내보이자'는 판단으로 매달 경영 전략 발표도 나서고 있지만, 이번 문제로 실력 부족이 드러나면서 그간의 인식 개선 전략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우리은행 측은 지난 6월 자체적으로 대대적인 리스크관리 실태점검을 실시한 결과 주식파생상품 관련된 평가손실 962억원이 발생했음을 발견하고 이를 2분기에 손실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경영진은 이번 손실을 은폐하거나 지연한 사실이 없다"며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면밀한 자체검사를 실시해 제도를 개선했으며, 관련 직원에 대한 징계를 위해 오는 8일 인사협의회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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