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 인구감소시대, 지방대학의 도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전 세계에 걸쳐 새로운 시장개척에 앞장서 온 故김우중 회장의 명언이다. 당시 대우그룹은 이른 시기에 적극적인 해외 시장개척과 세계 경영에 앞장서 재계 서열 2위까지 오르는 '대우신화'를 썼다.
저출산, 고령화와 수도권 인구집중으로 인한 지방쇠퇴가 본격화됨에 따라 대학들, 특히 비수도권 대학들은 정원 확보를 비롯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는 방안으로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국제화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과거 국내시장의 성장 한계를 실감하고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했던 선도적인 대기업의 글로벌 전략처럼, 지방대학들도 더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학들이 추진해 온 해외 대학과의 교류, 유학생 유치 차원에서 더 나아가 해외 거점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산학연계 교육프로그램 운영 및 학생 유치 활동을 비롯해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 대기업이 해외로 진출해 성공적으로 정착한 미국 등의 선진국,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후발개발도상국 해외 대학들과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형성한다. 해당 지역의 기업을 포함한 산학협력 기반의 글로벌 교육 및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준비해 해외 고등교육 시장의 개척이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실제로 대학의 글로벌 협력을 다각화하고자 해외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과거와 다르게 개발도상국의 대학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학들도 동등한 조건에서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만큼 국내 대학의 위상이 많이 높아진 동시에 우리 대학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여건과 인식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할 수 있다.
해외 대학 및 기업들과의 교육과 취업을 연계한 글로벌 교육 협력은 인구 감소 시대에 지방대학의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한 글로벌 산학연계 고등교육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실천하기 위해 몇 가지 주안점을 둬야 한다.
첫째, 해외 파트너대학과 글로벌 취업 연계 학위과정을 공동으로 설계·운영해야 한다. 양 대학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3+1, 3+1+1 프로그램 등 공동학위 교육과정과 취업연계 프로그램을 구성해 학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취업을 위한 연계 교육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의 인력 수요를 파악하고 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산학협력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내와 현지에서 각각 일정 기간 고등교육을 받고 현지 기업과의 주문형 교육프로그램, 인턴십 등 해외 취업을 위한 맞춤형 세부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셋째, 해외 자매대학과 상호이해를 기반으로 사업 시행을 위한 협력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마치 기업의 해외지사와 같이 글로벌 교육을 운영할 수 있는 혁신조직으로 브랜치 캠퍼스,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 등을 설치하고 현지 기업과 산학협력 연계 교육프로그램을 실제로 운영하여 학생들이 취업 연계형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직을 준비하는 것이다.
넷째,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위한 대학과 학생의 적극적인 도전이 필요하다. 영어로 국제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차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국내외 학생들이 함께 교육공동체를 형성하고, 국내외 교수들이 함께 참여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글로벌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도전 의식이다. 해외에 취업하여 역량 있는 글로벌 인재로 자리매김 할 기회를 대학이 마련해줄 때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인구감소 시대, 위기에 처해있는 지방대학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과거 국내 대기업이 성공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여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마련한 것처럼 대학도 도전 의식을 가지고 학생들이 해외로 적극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대학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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