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가 중요한 이유 [fn기고]
-1945년 탄생한 유엔, 5년 뒤 발발한 6·25전쟁서 한국의 안보 지켜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평화)조약 조인, 전후 국제질서 본격화
-유엔 창설 등 역사 지닌 샌프란시스코서 17~18일 APEC 정상회의 개최
-1989년 경제분야 논의로 창설한 APEC, 국제안보 측면서도 중요한 플랫폼
-신냉전의 불확실성·불안정한 2023년은 과도기 국제질서 1945년과 닮아
-유엔이 제역할 못 하는 상황서 APEC은 신냉전 구도 완화 시험대 될 전망
-미중 지도자 참석, 디커플링서 디리스킹으로 선순환 여지 제공 측면서도 의미
-APEC 정상회의 한국의 GPS 외교 차원서 포용 외교 등 다차원적 시험 무대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유엔창설 회의가 진행되었고 이러한 전쟁 중 국제사회의 단결은 또 다른 전쟁인 6·25전쟁에도 나비효과가 되어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편 6·25전쟁이라는 한반도 전쟁 중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또 다른 국제회의가 열리게 된다. 1951년 9월 4일 52개국 대표들이 샌프란시스코 회의를 위해 모인 것이다. 회의를 거쳐 일본을 포함한 49개국은 9월 8일 샌프란시스코 강화(평화)조약(The Treaty of Peace With Japan)에 조인하게 된다. 이로써 2차 세계대전의 한 전구를 차지한 태평양전쟁의 후속처리도 마무리하면서 전후 국제질서가 본격화되었다.
유엔창설을 논의하고 헌장까지 채택한 역사적 배경이 있는 바로 그곳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리 시간으로 오는 11월 17∼18일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이번 회의의 테마는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미래 창조(Creating a Resilient and Sustainable Future for All)”다. “상호연계적, 혁신적, 포용적(Interconnected, Innovative, Inclusive)” 세상을 모색한다는 세부 주제도 밝혔다. APEC은 1989년 12개국으로 창설되어 1998년 회원국이 21개국으로 확대된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제분야 논의를 위해 창설되었지만 현재는 국제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시기적으로 중요한 모멘텀에 열린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첫째, 국제질서 측면에서 1945년과 2023년은 유의미한 유사성이 있다. 1945년은 그야말로 과도기 국제질서 속에서 새로운 국제질서 설계를 위해 전 세계에서 국가대표들이 샌프란시스코로 모여든 해였다. 그런데 2023년 현재 국제정치가 신냉전이라는 과도기 국제질서에 있다. ‘과도기’라는 공통점이 있는 셈이다. 나아가 2023년은 과도기 국제질서로 인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극대화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APEC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인도-태평양지역에서는 대리전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현재는 유라시아와 중동에서 2개의 열전(Hot War)의 전장이 가동 중이다. 신냉전 구도가 격화되면서 전장관리를 위한 국제적 연대는 요원하고, 되레 양분화만 더 격화되고 있다. 더욱이 2차 대전의 비극을 겪으면 창설된 유엔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적 국제 플랫폼이 중요해졌다는 점에서 APEC이 더욱 주목되는 기제에 있다. 따라서 이번 APEC은 신냉전 구도를 완화하고 전쟁으로 인한 군사적 긴장 극대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단초로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둘째, 미중 전략적 경쟁 완화와 복합위기 대처를 위해 논의가 필요한 대상(주요 지도자)이 샌프란시스코로 모일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실효적 조치의 가능성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관하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참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보도되었다. 사실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이미 미중 정상회담 사전성격의 회담도 진행한 상황이다. 이는 미국의 디리스킹(De-risking) 정책이 나름 선순환될 수 있다는 여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할 뿐 아니라 중국이 국제사회와 디커플링(Decoupling)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셋째, 이번 APEC 정상회의는 한국의 GPS 외교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윤석열 정부의 GPS 외교가 성과를 거두면서 한국의 전 세계 외교적 레버리지가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격상된 국격과 국가위상을 바탕으로 2023년 GPS 외교를 결산하는 차원에서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남다르다. 더불어 GPS 외교를 2024년에도 이어가고 나아가 진화시키는 방향을 모색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노력과 연계되어 ‘포용(Inclusinveness)’ 원칙의 외교적 적용이 시험대가 될 전망이고 이러한 차원에서 한일중 정상회의가 중요하다. 현재 한일중 정상회의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라는 점에서 APEC 계기 정상회담 등 한중 당국 간 회의가 성사된다면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는데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따라서 역사적 상징성, 국제질서 측면, 한국의 외교라는 다차원적 차원에서 중요한 상황에서 이번 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는 점에 각별히 주목하여 기대효과 이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치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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