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조현아에 보여준 앞니 플러팅, 실제로 쓰지 않는다”[M+인터뷰①]
‘이두나!’ 수지가 오랜만에 아이돌 수지의 모습을 자랑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수지의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 분)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수지 분)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이다.
극 중 은퇴한 아이돌 두나 역을 맡은 수지는 오랜만에 걸그룹 스타일링은 물론, ‘드림스윗’의 멤버로 변신해 오랜만에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미쓰에이 이후 오랜만에 보는 아이돌 수지인 만큼 팬들 역시 그의 변신을 반가워 했다.
무엇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두나!’의 캐스팅 0순위라고 불릴 만큼 수지는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그만큼 이두나 그 자체로 분한 수지는 비주얼부터 말투까지 세밀하게 신경을 쓰며 왜 ‘캐스팅 0순위’였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더불어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을 캐릭터이지만, 보면 볼수록 이두나의 마음을 이해하게 만드는 활약은 물론, 수지는 양세종과의 풋풋한 케미로 잔잔한 로맨스를 선보이며 설렘을 유발하기도 했다.
A. 주변 반응들은 다 너무 재밌고 너무 잘봤다. 네이버톡처럼 나한테 그냥 실시간으로 보면서 중계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내가 볼 때, 연기할 때 느꼈던 감정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면서, 그런 감정이 없어져서 그 내용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을 때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너무 감회도 새롭고, 기쁘다.
Q. ‘이두나!’ 캐스팅 0순위라는 말이 나왔다. 제안을 받았을 때 소감과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A. 제안이 들어왔을 때 웹툰부터 찾아봤다. ‘이두나!’ 웹툰에서도 두나만의 묘한 매력이 느껴지고 독특한데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지점들을 내가 할 수 있을지, 도전 정신이 들었다. 나에게 있지만, 사람들은 잘 모르는 내 모습을 표현하는게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크게 그런 캐릭터의 매력 때문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Q. 나에게 있지만, 모르는 모습이라는 부분은 어떤 부분일까.
A. 예민함. 경계심, 화도 많이 낸다. 그런 것들이 인간들은 다 있기 때문에 그런 모습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보여줄 일이 없지 않나. ‘이런 표정은 좀 못 보셨겠다’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Q. 그러면 그런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게 되면서, 속 시원했던 순간들이 있었나.
A. 있었다. 처음에 원준이가 병원에 데리고 갔을 때 막 소리치면서 욕도 한다. 간호사님이 말 거시는데도 자기 휴대폰 충전기나 찾고 사회성이 없는 모습들, 이런 부분들을 연기할 때 계속 충돌이 있었던 것 같다. ‘병원에서는 이미지 관리를 좀 하려나? 원준이한테만은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여기 와서는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이미 당시 두나는 자기 스스로 모든 걸 다 놨고, ‘난 이제 연예인이 아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더 못되게 마음대로 행동을 했던 시기 같아서 연기를 하면서는 굉장히 재밌었던 것 같다.
Q. 두나의 싱크로율을 더욱 높이면서도, 더욱 잘 이해시키기 위해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A. 두나의 말투를 신경썼다. 경계심이 있을 때는 굉장히 날카롭고 날이 서는 듯한 느낌을 보여줘야 했다. 원준이한테 흥미가 생겼을 때는 원준이한테 장난인 듯 진심인 듯 보여야 해서 애매모호한 말투를 표현하려고 말투를 많이 신경썼던 것 같다. 또 원래 드라마에서 전 장면에 대한 감정 연결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감정 기복을 잘 표현하고 싶어서 어디로 튈지 모르고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몰라서 항상 대본을 볼 때도 다른 지점을 생각해보려고 했다. 딱 떠오르는 반응 말고, 여기서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 다르게 생각하려고 전환을 많이 하려고 했다.
Q. 두나를 연기하면서 공감이 많이 됐을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이건 내 이야기 같다’라고 생각한 대목이 있다면?
A. 좀 많았던 것 같다. 짜장면을 먹다가 이제 원준이한테 ‘나 그런 황금 같은 시간이 있었음에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나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그 대본을 봤을 때 나도 이런 시간이 있었던 것 같다. 쉬는 시간이 갑자기 찾아왔을 때 어떻게 보내야 할지, 이 시간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들 때문에 두나가 더 불안정해지고, 그랬던 게 아닐까하고 공감을 했던 것 같다.
Q. 팬들은 오랜만에 아이돌 수지를 봐서 좋았다는 반응이다. 오랜만에 무대에 서고 아이돌 의상을 입은 기분은 어땠나.
A. 그룹 활동 할 때와는 다른 스타일링이었기 때문에 그냥 처음에 연습할 때 묘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다른 멤버들, 그룹과 합을 맞춘다는 게 있었고, 그 멤버들이 다른 멤버들이라 묘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그 순간에 계속 집중을 하느라 크게 의미를 두고 촬영하지는 않았다.
Q. 묘했던 멤버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A. 처음이니까 안맞고, 힘들겠다는 순간도 있었다. 조금씩 연습하고 맞아가면서 쾌감도 있고 ‘우리가 팀이 되었구나’ 하는 마음이 있었다.
Q. 실제로 일본 케이콘 무대에 섰다고 들었는데, 정말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관객들 앞에 선 것은 오랜만인 것 같다. 익숙하면서도 오랜만이라 그때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하다.
A. 오랜만이었다. 공간이 익숙하기도 했다. 감독님이 나보다 더 감격하시고 계속 물어보셨던 것 같다. ‘어때? 떨려? 어떤 기분이야?’ 하시더라. 나는 ‘내가 잘해야지’ 하는 마음 밖에 없었다. 무대신은 한 번밖에 촬영을 못했다. 거기에 집중을 했던 것 같다. 별 생각은 없었다.
Q. ‘이두나!’를 보면서 고아성과 화해를 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도 공감이 갔을 거고, 실제로 그룹 활동과 관련해 그런 논란들이 있기도 했다. 그 장면을 연기하면서는 어땠나.
A. 굉장히 좋아하는 신 중에 하나이다. 뭔가 되게 너무 또 가까워지는 건 아니지만 서로의 오해를 살짝 풀면서 마무리를 하고 싶었던 감정이었는데 되게 깔끔하게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나도 찍으면서 많이 울컥했다. 아성이도 ‘이 신 되게 슬픈 것 같아’라고 할 정도로 나한테 중요한 신이었다. 그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그냥 딱 그 정도의 마무리가 필요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Q. 양세종과 파격적인 키스신도 펼쳤다. 팬들은 아직까지 수지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 같은데.
A. 그런데 이제 사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대본으로 봤을 때는 너무 자연스러운 흐름 같아서 그냥 예쁘게 잘 표현하고 싶었다. 감독님이랑 촬영 감독님이랑 각도나 구도나 그런 것들을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그 장면에만 집중을 했지, 되게 진하다는 생각은 많이 안 했던 것 같다. 감독님한테 그 질문을 했던 것 같다. 대본상에서 그런 내용이 있어서 진하기를 어느 정도로 원하는지 묻고 수위를 맞추려고 했다. 청춘들이 그 안에 있던 감정들이 탁 터져 나온 순간을 표현하고 싶기도 하고, 두나가 리드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어야 해서 그런 점에 중점을 두고 예쁘게 찍으려고 했다.
Q. 양세종과의 호흡은 어땠나. 실제로는 양세종이 연상이기도 하다.
A.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다. 두나가 초반에는 장난도 많이 치고 원준이를 당황스럽게 하는 장면이 많았어서 그런 것들을 좀 다르게 했다. 템포 같은 걸 다르게 해서 실제로 다른 반응이 나오게끔 한 것도 있다. 후반부에 감정선이 딥해질 때에는 이미 몰입을 해 있었어서, 리허설 때 너무 토해내서 이미 많이 울어서 힘들었던 적도 있다. 그 다음부터는 리허설 때 다른 생각을 하면서 하려고 했을 만큼 후반부에 감정적으로 많이 몰입을 해 있는 상태라, 절제하느라 힘들었던 것 같다. 호흡도 너무 좋았고, 서로 잘 배려해주면서 그렇게 서로 몰입할 수 있게 했었던 것 같다.
Q. ‘이두나!’를 본 시청자들은 “수지 화보집이다” “얼굴이 재밌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센세이션했던 수지의 미쓰에이 데뷔 음악방송 영상이 회자되기도 했다. 그 정도로 비주얼적인 반응도 좋았다. 이런 반응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또 히메컷도 찰떡이지만, 혹시 다른 헤어를 생각하기도 했을까.
A. 사실 화보집이라고 하는 건, 촬영 감독님이랑 조명 감독님, 많은 스태프분이 했던 노력들을 아시기 때문에, 너무 예쁘게 잘 나온 것 같아서 감사하다. 처음에 두나의 연예인 같은 모습이나 원준이가 옥상에서 두나를 멍하게 바라보는 장면들도 많이 예쁘게 느끼라고 찍은 거라서 그렇게 느끼신다니까 스태프분들이 행복해 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있다.
A. 히메컷 말고 감독님은 그냥 앞머리 없는 긴머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었는데, 앞머리가 없으면 두나의 센 느낌보다 청순한 느낌이 날 것 같아서, 웹툰상의 풀뱅을 살리되 조금 더 엉뚱한 느낌이 날 수 있게 앞머리를 잘라봤다.
Q. 그렇다면, ‘이 장면은 진짜 내가 봐도 예쁘다!’ 하는 장면은?
A. 1회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하염없이 전화를 기다리는 그 장면이 좋다. 진짜 많이 찍으셨던 장면이다. ‘그 신은 되게 짧았는데 왜 이렇게 많이 찍으시지?’ 했는데, 거기서 그렇게 쓰시는 것을 보고 ‘역시 다 이유가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음악과 함께 하니까 그 1회에 느낄 수 없는 여운을 느끼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Q. 그럼 앞서서는 수지로서 비주얼 호평의 반응을 보였다면, 이두나로서 해당 반응을 듣는다면?
A. ‘두나의 화보집이다’라는 소리를 듣고, 두나로 표현을 하자면, 멕이냐? (웃음) 아니면 반하지마. 이렇게.
Q. 웹 예능 ‘조현아의 목요일 밤에’(이하 ‘조목밤’)에 출연해 앞니 플러팅을 선보여 화제였다. 또 다른 웹예능 ‘픽시드’에서는 플러팅 장인으로 나오고 했다. 이성이든 동성이든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실제로 쓰는 플러팅 방법인가. 아니면 따로 있을까. 무엇보다 이 플러팅은 어디서 배운건지 궁금하다.
A. 그냥 잘해주는 것 같다. 배려를 좀 잘하게 되고, 크게 별로 관심 없으면 동성이든 이성이든 아예 관심 자체가 없기 때문에 그냥 그 사람이 이 사람이랑 친해지고 싶으면, 많이 티가 나는 것 같다. 이게 플러팅이라고 생각 안하는데, 그렇게 웃으면 귀엽다고 해서 알려준건데 약간 관심있는 사람한테 하는 (플러팅이) 돼서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 방법을 쓰진 않는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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