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도 다녀간 ‘이곳’…국내서 2만원에 일본 여행 하는 비법

김혜성 여행플러스 기자(mgs07175@naver.com) 2023. 11. 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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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동욱. [스타투데이 강영국 기자]
올해 일본 방문 관광객 3명 중 1명은 한국인이다. 일본 정부 관광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160만 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인이 일본에서 쓴 여행비용 역시 1999억 엔(약 1조 8074억 원)으로 외국인 방문객 중 총지출액이 가장 컸다.

니지모리 스튜디오 내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처럼 일본 여행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모처에 마치 일본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곳이 있다고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화제의 여행지는 동두천. 이곳에 2만 원만 내면 마치 일본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는 관광지가 있어 여행플러스가 직접 다녀왔다.
1. ‘이동욱도 다녀갔다’…니지모리 스튜디오 왜 생겼나
일본 거리 / 사진=flickr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2021년에 문을 연 드라마 촬영장 겸 신생 테마파크다. 일본 에도 시대 교토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서 개장 이후 한동안 말이 많았다.

과거 일제에 식민 지배를 당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니지모리 스튜디오 역시 “왜색이 짙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좌) 고(故) 김재형 감독 (우) KBS 드라마 용의 눈물 포스터
오해와 다르게 이곳은 끓어오르는 애국심에서 탄생한 곳이다. ‘용의 눈물’ ‘여인 천하’ 등 드라마로 이름을 떨쳤던 고(故) 김재형 감독은 사극을 제작할 때마다 매번 근심이 깊어져 갔다.

사극 특성상 일본이 배경으로 자주 등장해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제작비가 해외 촬영 비용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김재형 감독의 뜻에 따라 동두천 미군 공여지를 매입해 니지모리 스튜디오가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스튜디오 수익을 동두천시에 기부하는 등 내수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동욱이 출연한 드라마 ‘구미호뎐’, 유재석 출연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연애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SOLO)’ 등 유명 프로그램 촬영지로 활발히 쓰이는 중이다.

2. “일본 못 가보신 부모님 모시고 가고 싶네”…니지모리 스튜디오 내부
니지모리 스튜디오 내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니지모리 스튜디오 내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일본보다 더 일본 같은 경치를 자랑한다. 실제로 일본인 방문객이 “지금 일본은 전광판이 거리 경관을 해치는 곳이 많아서 아쉬웠는데, 이곳은 일본 전통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해 놓아서 일본보다 좋다”며 극찬한 일화가 있다. 소문이 현지까지 나서 일본판 남자 프로듀스 101(PRODUCE 101 JAPAN) 참가자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러 오기도 했다.
도리이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일본에서 신성한 곳이 시작함을 알리는 관문인 빨간 기둥 도리이(とりい)를 넘어서면 눈앞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일본 문화 체험형 테마파크를 표방하고 있는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식당부터 숙소까지 모든 이용 시설이 일본풍이다. 내부는 크게 상점가·제단·식당가·료칸·문화 공간 총 5구역으로 나뉜다.

안전 및 작품 사고에 대비해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출입할 수 없다. 다만 5월 ‘소녀 축제’ 등 일부 축제 기간에 한시적으로 미성년자 방문객 입장을 허가한다

간지샵 도자기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히카리 잡화점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니지모리 스튜디오 마스코트인 고양이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입구를 지나면 각양각색 풍등을 주렁주렁 매단 기념품점이 나온다. 왼편 간지샵에서는 일본 장인이 만든 도자기 공예품을 판매한다. 오른편 히카리 잡화점에서는 니지모리 스튜디오 내부에 있는 고양이 5마리를 본뜬 기획 상품도 볼 수 있다. 기념품 중에는 손님과 재물을 부르는 고양이 모형 ‘마네키네코’ 자기가 효자 상품이라고.
일본 현지 인기 간식을 판매하는 모리마트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우마이봉·닛신 컵라면 등 일본 현지 인기 간식을 판매하는 모리마트는 연중 문전성시다.
모리 의상실 외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모리 의상실 내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니지모리 스튜디오 안이 이국땅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옷이다. 한 발짝 디딜 때마다 직원·손님 할 것 없이 일본 전통 의상 기모노를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과 마주한다. 형형색색 기모노와 나막신은 모리의상실에서 대여할 수 있다.
일본 고서적을 모아놓은 니코서재 내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외설스러운 물품 중 이건 약과에 불과하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의상실 2층에는 비밀 공간 ‘니코서재’가 있다. 박물관에서조차 보기 힘든 일본 고서적을 모아놓았다. 잠깐, 서점 중간에 드리워진 커튼을 젖히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시길. 천을 걷으면 일본 현지 상점 구석 깊숙이 들어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외설스러운 사진과 물품이 벽면을 다닥다닥 채우고 있다.
료칸 레스토랑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모리야 외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좌) 일본 전통 음식을 한데 모은 모리사라 (중) 모리 소바 (우) 돼지고기 된장국 톤지루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일본 라멘을 파는 ‘니지라멘’, 함박스테이크나 나폴리탄 파스타처럼 일본식 양식을 파는 ‘료칸 레스토랑’, 튀김 우동 등 현지 분식을 맛볼 수 있는 ‘카메사케’ 등 다양한 식당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그중에서도 일본 가정식을 파는 식당 ‘모리야’가 가장 인기다. 신라호텔 주방장 출신 주방장이 만드는 일본식 돼지고기 된장국 톤지루 국물 맛이 일품이다.
아이노팡야 카페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식사 후 입가심이 절실하다면 아이노팡야 카페가 제격이다. 문턱을 넘으면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이곳은 일본이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던 다이쇼 시대(1910~1920) 물품으로 내부를 장식해 당시 분위기를 재현했다. 드라마 ‘구미호뎐’에서 조보아와 이동욱이 마주친 카페로 등장하는 곳이 바로 이곳. K-드라마 팬들이 반드시 들리는 성지다.
고이비토요 LP바 실내 장식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흥겨운 음악 소리를 따라 가면 ‘연인이여’라는 뜻의 고이비토요 LP 바가 나온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일본 가수 이츠와 마유미가 부른 동명의 곡이 유명하다. 특이하게 영화 관계자가 오면 이곳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머문다고 한다.
‘영화의 방’ 콘셉트 료칸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영화의 방’ 콘셉트 료칸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구경만 하고 가기 아쉬운 이들을 위한 일본 전통 숙박시설 료칸도 운영 중이다. 료칸은 총 4동으로 나뉘는데 방마다 콘셉트가 각기 다르다. 필름 카메라·DVD·구형 플래시 카메라 등으로 안을 장식한 영화의 방은 기념일에 묵기 좋다. 객실 안팎으로 향긋한 편백나무 향 퍼지는 히노키탕이 있어서 어디서든 반신욕을 즐길 수 있다. 다만 가장 비싼 객실 숙박비용이 1박에 85만원으로 일본 료칸에 버금가는 고가라는 점은 조금 부담스럽다.
(좌) 네코(고양이)단 (하) 우사기(토끼)단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니지모리 스튜디오 곳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지개무늬를 발견할 수 있다. 일곱 빛깔 무지개무늬는 토끼·고양이·소·거북이·여우·늑대·원숭이 등 일곱 가지 정령을 상징한다. 내부에 각 정령을 모시는 제단 있는데 이곳에서 소원을 빌 수 있다.

입장 시 ‘니지모리 정령 스탬프’를 나눠주는데 모든 제단에 들러 도장을 찍으면 추첨으로 료칸 숙박권 등 다양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소원을 빌 때 필요한 공물이 들어있는 정령 주머니를 히카리 잡화점에서 구매하면 한층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니지모리 스튜디오 야경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니지모리 스튜디오 야경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해가 뉘엿뉘엿 숨고 어둠이 드리우면 풍등에 불이 하나둘씩 들어온다. 고즈넉한 낮과는 다르게 화려하면서도 따뜻한 밤거리가 펼쳐진다. 저녁에는 호숫가 근처 화로에 장작불이 들어오는데 상점가에서 마시멜로를 사서 구워 먹으며 담소 나누기 제격이다.
우마이야타이 노점 음식/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저녁에는 야식이 생각나기 마련. 저녁 무렵 출출한 배를 채우러 닭꼬치·당고 등을 파는 우마이야타이 노점이나 크레프·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이노야타이 노점을 찾는 방문객이 많았다. 니지모리 스튜디오 내부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자체 화폐 소라노 & 아이노 동전으로 음식을 사 먹으면 현지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동전은 가게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으며 1개에 5000원이다.
(좌) 소원 등배 띄우기 (우) 풍둥이 켜진 밤거리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오후 7시 30분, 징을 치는 소리가 스튜디오 내부에 퍼지면 ‘소원 등배 띄우기’ 행사를 시작한다. 나룻배 터에서 나눠주는 작은 촛불 종이배에 소원을 빌고 호수에 배를 띄워 멀리 보내면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세 갈래로 떨어지는 카나우각 소원 물줄기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직원을 따라 혜성의 계곡을 넘어가면 몸과 마음의 부정을 씻어주는 카아누각과 마주한다. 임도빈 니지모리 스튜디오 이사는 “친구로 와서 정령단에 소원을 빌었다가 애인 관계로 발전했다는 방문객이 있었다”며 “쉽게 접할 수 없는 이국적인 분위기다 보니 두근거리는 감정이 솟는 것 같다”고 기억에 남는 일화를 전하며 웃었다.
(좌) 엔카이조 정원 (우) 엔카이조 내부에서 진행하는 다도체험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미즈노 정자에서 본 풍광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좌) 김성모 니지모리 스튜디오 총괄 제작자 (우) 김 제작자와 임도빈 니지모리 니지모리 스튜디오 이사
동두천까지 왔다면 기념사진도 놓칠 수 없다. 약 90마리 비단잉어가 살고 있는 호숫가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미즈노 정자와 다도 체험을 할 수 있는 연회장 엔카이조. 이 두 곳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사진 명소다.

가장 인파가 붐비는 시기는 특히 3~4월 왕벚나무 개화 시기와 홋카이도 뺨치는 경치를 자랑하는 눈 내리는 날이다. 10~11월 단풍 시기에는 아직 입소문이 나지 않아 찾는 이들이 적은 편이니 좀 더 한산하게 관람하고 싶다면 이때를 공략하는 편이 좋다.

김성모 니지모리 스튜디오 총괄 제작자는 “한·중·일은 하나의 문화 권역이라고 할 수 있다”며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그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이니 친구·연인·가족끼리 와서 함께 특별한 추억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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