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서울]①서울도 그랑파리·그레이터 런던 될까

나원식 2023. 11. 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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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면적 605㎢…1963년에 강남 포함 대대적 확장
2010년 이후 인구 감소 940만…도쿄 23개 구와 비슷
도시 경쟁력 세계 7위…수도권 집중도는 OECD 1위
국민의힘의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는 물론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포뿐 아니라 고양, 하남, 구리 등도 서울 편입 여부를 놓고 들썩이는 분위기다. 이번 이슈의 의미와 전망을 짚어봤다. [편집자]

서울시 면적은 지난 1963년 대대적으로 확장했다. 지금의 강남과 송파, 강서, 양천구 등이 포함되면서 면적이 무려 2.3배로 늘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메가시티 서울이 현실화하면 60년 만에 서울의 면적이 다시 한번 대폭 확대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국민의힘은 서울이 다른 세계 주요 도시에 비해 작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런던이나 뉴욕, 베를린, 베이징 등보다 면적이 좁다는 점을 지적한다. 더욱이 최근 들어 서울의 인구수도 지속해 줄어드 는 추세다. 도시의 규모가 커질수록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워 다시 한번 몸집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우리나라의 서울 및 수도권 집중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지적도 있다. 단순히 서울의 행정구역을 늘려 면적을 키우는 것보다 교통 등 인프라를 통해 수도권 내 연계성을 강화하는 게 먼저라는 의견도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1963년 서울 대확장…1992년 1093만명 정점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이 지금의 크기와 비슷해진 건 지난 1963년이다. 광복 당시 서울의 면적은 136㎢로 현재 크기(605㎢)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이후 1949년에 약 268㎢로 늘었다. 1963년엔 경기 5개 군 84개 리가 대대적으로 편입되면서 서울의 면적은 613㎢로 2.3배 커졌다. 이후 면적 재조정 등을 거쳐 현재 모습을 유지해 왔다.

1963년 당시 박정희 정권은 서울을 대폭 확장해 지금의 강남 지역을 편입해 대대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강북에 밀집한 인구를 분산하는 동시에 도시의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높이려는 목적이었다.

이후 서울에는 엄청난 인구가 몰리면서 1988년 1000만 명을 넘어서며 메가시티 반열에 올라섰다. 1992년에는 1093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0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2016년에는 1000만명 아래로 내려가 이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943만명이 서울에 살고 있다.

1914-1963 서울 확장 지도. /그래픽=비즈워치.

서울은 인구 1000만명 규모의 메가시티가 됐지만 이에 비해 면적이 좁다는 게 여당의 논리다. 실제 서울 면적(605㎢)은 런던(1572㎢)이나 뉴욕(1214㎢), 베를린(892㎢) 등 일부 주요 대도시보다는 좁은 편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와 관련 "런던, 뉴욕, 베를린과 비교해도 서울시 면적이 인구 대비 많이 좁아서 면적을 넓히는 게 바람직하다는 기본적 방향 가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메가 리전, 세계적 추세…"단순 행정구역 확대로는 한계"

전문가들은 규모의 경제로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도시 광역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메가시티를 넘어서 초거대 도시 연결권을 의미하는 메가 리전(Mega Region) 작업이 주요 선진국에서 추진되고 있다.

도시 광역화의 주요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은 영국의 '더 그레이터 런던', 일본의 '도쿄도', 프랑스의 '그랑파리' 등이 있다.

이중 런던의 경우 면적이 1572㎢로 유럽 전체 대도시권 중 가장 크다. 인구는 2019년 기준 880만 정도다. 지난 1965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런던과 주변 지역이 합병돼 '그레이터 런던'으로 편입됐다. 지금은 그레이터 런던이 런던으로 불린다.

도쿄도 역시 비슷한 경우다. 도쿄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메가시티로 여겨진다. 면적은 약 2190㎢이며 인구는 1400만명을 넘는다. 지난 1943년 현재의 도쿄도 행정구역이 완성됐다. 23개 특별구를 중심으로 서쪽 타마지역과 남쪽 도서부로 구성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3개 특별구만을 서울과 비교하기도 한다. 이 지역은 면적과 인구가 거의 서울과 흡사하다.

서울 인구 변화 및 도시 종합경쟁력 GPCI 순위. /그래픽=비즈워치.

서울의 경우 이와 다르게 경기도·인천과 함께 수도권으로 불리고는 있지만 별도의 행정구역으로 구별돼 있다. 이에 따른 지리적·행정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 확장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은 (수도권이라는) 대도시권의 중심 도시로서 운영될 필요가 있는데 지금은 행정구역상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서울이 확대될 경우 좀 더 큰 시각에서 여러 도시 계획이나 정책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도시 규모 확대에 따른 경쟁력 강화가 단순히 서울시 면적을 확대하는 식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교수는 "서울시 자체가 커지냐 작아지냐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권 내의 행정구역 조정을 통한 효율화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단순히 서울의 행적 구역을 넓힌다고 과밀화나 교통 혼잡, 주택 가격 상승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GTX 등 교통 인프라와 서울 중심으로 형성된 기능 분산 등을 통해 서울과 경기, 인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리한테 필요한 메가시티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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