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보험회장]②임기는 연내 끝나지만 총선 변수

정부·여당, 공천 탈락자 배려 화두로
업계 안팎 회추위 연기 가능성 점쳐

[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보험협회장 선임 절차가 22대 국회의원 선거 뒤로 연기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권 개국공신들의 전리품 인식이 남아 있는 데다, 총선에서 공천받지 못한 인물을 배려(?)해야 하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

현재 생보협회는 회추위 가동 전 절차인 이사회 소집을 하지 않았다. 회장 선임 절차는 생보협회 이사회 소집으로 시작한다. 다만 이 절차 대신 이사사들이 서면으로 회추위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 개최 절차가 확정되면 이후 2~3차례 회의를 열어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포토뉴스]

생보협회장과 손보협회장 임기 만료일이 한 달 정도 차이가 있어 회추위도 생보협회가 먼저 구성한다. 생보협회장이 선정되면 이후 손보협회장이 선정되는 흐름을 보인다. 그러나 이는 통상적인 절차고 손보협회가 먼저 회추위를 열어 회장 후보자 물색에 나설 수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회추위를 언제 열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회장 임기 한 달 전에 회추위를 여는 게 공식처럼 굳어졌지만, 두 달 전에 회추위를 열어 미리 후보자를 물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내년 예정된 총선이 차기 보험협회장 선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본다.

보험협회장 임기 만료일(12월)과 내년 총선 투표일(4월)까지 기간은 약 4개월이다. 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역 선거구에 공천할 인물을 한 달 전에 발표하는 점을 고려하면 석 달 내에 낙마자들이 나온다. 정부와 여당 입장에선 낙마자들의 자리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시간표대로 흐르면 생보협회장과 손보협회장은 3~4개월 더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정치인 출신이 협회장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보험협회장 자리는 민간 출신 혹은 관 출신이 독점해 왔다. 그러나 현 정희수 생보협회장이 선정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 회장은 3선 의원 출신이다. 정치인이 보험협회장에 오른 선례가 있는 만큼 다른 정치인 출신 회장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 사장단 회동에서 차기 회장 선정에 관한 얘기가 나왔고, 이 자리에서 보험협회장은 차기 총선 문제로 후임자 선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총선으로 회추위가 연기되면 회장 임기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험협회는 상황에 따라 회추위를 연기하곤 했다. 지난 2017년 장남식 전 손보협회장 후임자 선정 과정 때도 그랬다. 당시 손보협회는 회장으로 관 출신과 민간 출신 중 어느 쪽을 선정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장 전 회장의 임기는 8월 말이었다.

손보협회는 관 출신으로 회장을 선임하기로 했고, 3개월이 지나서야 회추위를 열었다. 생보협회장과 손보협회장의 임기 만료일이 12월로 같아진 것도 이때다. 당시 장 전 회장은 후임자 선정 지연으로 3개월 더 회장직을 수행했다.

/최석범 기자(0106531998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