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나!’ 양세종 “순수한 20대 청년 이번이 마지막, 차기작은 빌런이고 싶다”[SS인터뷰]

함상범 2023. 11. 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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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종. 사진 | 넷플릭스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서른이 넘은 나이에 스무살 연기에 도전했다. 극 중 인물과 무려 11살 차이가 났다. 그것도 매우 순수하고 건실한 대학생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텐데, 맞춤옷처럼 연기를 소화했다. 넷플릭스 ‘이두나!’에 출연한 양세종이 그랬다.

양세종이 연기한 원준은 요즘 말하는 ‘너드남’에 가까운 인물이다. ‘너드남’은 모범생으로만 보이는데 알고 보면 강인한 내면이 있는 남성을 일컫는다. 주어진 일에 충실하면서 가족은 물론 주위 사람들도 살뜰히 챙긴다.

양세종은 첫 등장부터 원준의 청량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순수하면서도 순진하고, 인간미도 있다. 준수한 키와 외모의 소유자인 원준은 교내 언터쳐블에 가깝다. 아이돌 생활을 하면서 결핍과 상처가 커진 두나(수지 분)가 원준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가 ‘이두나!’다.

‘이두나’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양세종은 “군대에서 전역한 뒤에 읽었던 작품이다. 대본을 읽고 상당히 심장이 뛰었다. 공개 뒤 정주행했는데, 눈물도 나고 울컥울컥한 순간이 많았다”며 “순수한 청년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내 연기 좋았다면, 이두나로 나타난 수지 덕분”

케이팝 아이돌 드림스윗의 메인보컬이었던 이두나는 은퇴 후 셰어하우스에 살고 있다. 말에 날이 서 있고 때론 눈앞에 있어도 사람도 무시한다. 약간의 찌르는 말만 해도 공격적으로 달려든다.

원준은 그런 두나를 포용한다. 가족은 물론 친구들의 마음도 헤아리는 원준에겐 자연스러운 태도다.

“연기하면서 원준이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타인을 이렇게 배려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가족도 많이 생각하고, 두나를 대하는 것도 특별하죠. 공부도 열심히 하는데, 관계도 중요하게 여기니까요. 그러면서도 두나가 사는 곳이 마치 요새처럼 느껴졌어요. 자신을 가둔 성 같았어요. 이번에 작품 보는데 괜히 울컥울컥하더라고요.”

셰어하우스에 들어가는 장면부터 양세종은 원준의 얼굴을 하고 있다. 걸음걸이부터 가만히 서 있는 표정, 두나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20대의 순수함이 물결치듯 전달된다. 실제로 여느 배우와는 다른 순수함이 가득한 양세종이어서 가능했다.

양세종. 사진 | 넷플릭스


“원준은 저랑 많이 달라요. 저는 시야가 좁았어요. 학교 다닐 때 장면 발표라는 게 매주 있었었는데, 그거에 온 힘을 다 쏟은 것 같아요. 미래를 생각하지는 못했요. 눈앞에 있는 숙제를 처리하기 바빴죠. 그래서 더 대본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원준 자체로 살고 싶어서요. 제 연기가 그럴듯해 보였다면, 이두나로 나타나 준 수지 덕분일 것 같아요.”

수지 역시 웹툰 팬들이 큰 만족을 드러낼 만큼 훌륭한 싱크로율이다. 초반부 앙칼진 모습에서 점차 성숙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다. 아이돌 출신답게, 일상복을 입고 있어도 화려한 자태가 드러나는 모습 역시 매력적이다.

“수지는 첫 등장부터 이두나였어요. 덕분에 제가 쉽게 몰입했어요. 내적으로 외적으로도 두나 역할에 가장 적합했어요. 촬영장에서도 정말 행복해 보였죠. 두나 중심의 서사잖아요. 두나에게 집중하다 보니, 저도 연기가 쉽게 풀렸어요.”

◇“‘진실하게 연기하라’는 한석규와 정재영의 조언”

평소 직관적으로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성격이라는 양세종은 배우가 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그의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은 “연기란 무엇인가?”, “연기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다.

“데뷔하면서부터 생각이 많아졌어요. 그나마 군 제대 뒤 정서적인 여유가 생겼죠. 예전에는 불안이나 압박이 심했어요. 캐릭터 파악도 전혀 안 됐고요. 그래도 이제는 파악하는 부분이 있어요.”

양세종. 사진 | 넷플릭스


양세종에게 많은 생각을 남겨준 배우가 두 명이 있다. 한석규와 정재영이다. 두 선배 배우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고, 늘 연구한다고 했다.

“한석규 선배님은 ‘캐릭터로 세상을 바라봐’라고 하셨어요. 원준이로 예를 들면 ‘왜 성공해야 하는지’를 봐야 하는 거죠. 이런 것들을 무의식에 꽉꽉 채워놓고 현장에 임해야 해요. 정재영 선배님은 거짓말하지 말고 연기하라고 하셨어요. ‘솔직하게 진실하게 연기해’라고요. 이것만큼은 변치 않으려고 해요.”

양세종은 ‘이두나!’를 끝으로 스무살 청춘 역할은 되도록 피하겠다고 다짐했다. 비슷한 종류의 역할을 많이 하기도 했고, 이 분야에서 원준이 정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제는 빌런도 해보고 싶고, 멜로도 조금 더 진한 느낌으로 하고 싶어요. 차기작은 로맨스는 아닐 것 같아요. 최대한 다른 역할을 하면서, 제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려고요. 그래야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할 것 같아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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