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외인, 딸과 함께하는 '행복 배구'...현역 최고령, '동병상련' 내가 그 마음 잘 알지!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마치 남자부 경기를 보는 듯했다. 상대 코트를 찢을 듯한 강력한 스파이크로 간담을 서늘하게 한 지젤 실바(32)가 승리 후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은 사랑하는 딸이었다.
실바는 지난 두 시즌 GS칼텍스를 이끌었던 모마를 대신해 올 시즌부터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선수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그동안 '모마 칼텍스'라고 불릴 만큼 팀의 절대적인 선수였던 모마와 계약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차상현 감독의 선택은 실바였다. 191㎝의 실바는 쿠바 출신으로 2010년 쿠바 리그를 시작으로 아제르바이잔, 튀르키예, 중국, 필리핀, 이탈리아, 폴란드, 그리스 등 10년 넘게 다양한 리그에서 활약한 아포짓 스파이커다. 그녀는 힘이 세고 서브와 공격이 장점인 선수다.
실바의 스파이크는 간결한 스윙이지만 무시무시한 파워로 상대 코트를 강타한다. 남자 선수 못지않은 압도적인 파워를 뽐내며 강력한 임팩트를 보여줬다. 1라운드를 치른 결과 득점 2위(143점), 공격성공률 3위(47.27%), 서브 2위(0.33)로 공격 전 부문 상위권에 있다. 그녀의 활약으로 GS칼텍스는 1라운드 4승 1패 (승점 11)로 2위에 올랐다.
이렇게 매 경기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실바지만 알고 보면 그녀는 한 아이의 엄마다. 실바는 남편, 그리고 34개월 된 딸 시아나(3)와 함께 한국에 왔다. 그러다 보니 현역 최고령 엄마 선수인 정대영(42)과 가깝게 지낸다. 정대영도 딸을 둔 '워킹맘'으로서 실바가 낯선 한국 땅에서 잘 적응할 수 있게 챙긴다.
지난 3일 GS칼텍스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6 25-20 25-14)으로 완승을 거뒀다. 실바는 후위 공격 6개 포함 양 팀 최다 21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승리 후 기뻐하는 실바를 향해 코트에 난입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그녀의 딸 시아나였다. 실바는 딸을 번쩍 들어 올리며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때 실바만큼이나 그녀의 딸을 챙겼던 선수가 정대영이었다. 정대영은 시아나와 장난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실바는 평소 정대영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의지한다. 프로 선수로서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과 관련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도움을 받는다.
한국이 처음인 실바지만 그녀는 좋은 동료와 선배를 만나 V리그에 빠르게 적응했고, 리그를 대표하는 외인 선수가 되고 있다.
[승리 후 딸 실비아와 승리의 기쁨을 나눈 실바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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