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식수 위생기준 '민간' 수준으로… 급수원 소독설비 의무화

국방부, 개정 '군용 먹는 물 위생관리 업무 훈령' 발령

<자료사진> 2023.7.27/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 장병들이 마시는 물의 위생관리 기준이 민간 수준으로 높아진다. 급수원의 소독설비 설치와 급수관의 주기적 검사도 의무화됐다.

8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군용 먹는 물 위생관리 업무 훈령' 개정령을 지난 3일 발령했다.

우리 군은 장병 건강권 보장을 위해 훈령을 통해 군이 개발 또는 지정한 급수원으로부터 공급하는 군용 수돗물과 우물물, 샘물, 계곡수 등 '군용 먹는 물' 위생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 개정 훈령은 △건강상 유해 영향 무기물질 △건강상 유해 영향 유기물질 △미생물 △소독제·소독 부산물 △심미적 영향 물질 등 60개 항목과 그 허용 기준을 '전 항목 수질검사' 기준에서 세부적으로 명시한 게 핵심이다.

이런 기준은 환경부령 '먹는 물 수질기준 및 검사'를 반영한 것으로서 "군 장병이 이용하는 식수 위생 기준을 '마을 상수도'에 준하는 수준으로 올렸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 소식통은 "대부분의 부대가 기존에도 민간 수준 위생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왔으나, 작년 2분기 육해공군과 국방부 직할부대의 수질검사 754건 가운데 94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는 등 문제점이 식별됐다"며 "현재 보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개정 훈령은 '간이 수질검사' 때 '우라늄 검사능력을 갖출 때까지 검사를 유보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삭제했다. 앞서 5월 감사원 발표 자료에선 육군이 우라늄을 수질검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군 당국이 개선책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개정 훈령은 군용 식수 급수원에 염소투입장치, 자외선(UV) 램프 등 소독설비를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기존엔 각급 기관장이 급수원 오염방지 및 수질보호를 위해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하거나 수질검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규정만 있었다.

국방부는 "소독설비가 다양하므로 염소투입장치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소독설비를 명시했다"며 "소독설비 운영시 잔류염소는 0.1~4.0ppm이 되도록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정 훈령에선 이외에도 연면적 5000㎡ 이상 건축물 또는 시설 급수관에 대해선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세척·갱생·교체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무도 규정했다.

군 소식통은 "'수도법'에 따른 급수관 위생관리 관련 기준을 명시한 것"이라며 "급수원이 위생적이더라도 관을 통해 장병들이 오염된 물을 이용하는 경우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