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서 저평가 받았지만..인생 역전 앞두고 있는 몽고메리[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몽고메리가 '인생 역전'을 앞두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63년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2023년 메이저리그는 이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프시즌에 돌입했다. 11월 7일(한국시간) 데드라인에 총 7명의 FA 선수가 소속 구단으로부터 퀄리파잉오퍼(QO)를 받았고 이제 해당 선수들이 수락 여부를 결정하고 나면 스토브리그 시장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된다.
올겨울 퀄리파잉오퍼 금액은 2,032만5,000 달러로 역대 최고다. 하지만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단 13명의 선수만이 QO를 수락한 만큼 올해도 수락 선수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다만 QO를 거절한 선수를 영입하는 팀은 드래프트 지명권, 국제계약금 등 손실을 감안해야 한다.
텍사스가 '외부 영입'으로 우승을 만들어냈지만 현재 메이저리그의 흐름은 '육성'. 지명권 손실 등은 구단들이 상당히 꺼리는 요소들이다. 지명권 손실 없이 영입할 수 있는 좋은 선수가 있다면 구단들의 관심은 크게 모일 수 밖에 없다.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와 함께 FA 시장으로 향하는 조던 몽고메리는 바로 그런 선수 중 하나다. 텍사스의 우승 주역인 몽고메리는 첫 FA 자격을 얻었지만 올시즌 도중 팀을 옮긴 탓에 퀄리파잉오퍼 대상자가 아니었다.
올시즌 몽고메리의 성적은 32경기 188.2이닝, 10승 11패, 평균자책점 3.20. 비록 올해 최악의 성적을 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시즌 절반 이상을 보낸 탓에 많은 승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3.20은 올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8위의 기록이었다. 188.2이닝은 전체 17위의 기록. 점점 선발투수의 소화 이닝이 줄어드는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몽고메리는 긴 이닝을 맡길 수 있는 에이스의 자질을 보였다.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몽고메리를 올겨울 FA 6위로 평가하며 6년 1억5,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따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소속 구단'인 텍사스를 비롯해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이 몽고메리 계약을 위해 달려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 평균 2,500만 달러의 엄청난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불과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몽고메리의 입지는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몽고메리는 지난 여름 소속팀으로부터 '아쉬운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트레이드 된 선수였다.
1992년생 좌완 몽고메리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뉴욕 양키스에 지명됐고 2017년 양키스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TOP 100 평가까지는 받지 못했지만 몽고메리는 마이너리그 통산 64경기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하며 좋은 기량을 선보였고 빅리그 데뷔 시즌에도 29경기 155.1이닝, 9승 7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 6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2018-2019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고 단축시즌에는 크게 부진했다. 2021시즌 다시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30경기 157.1이닝, 6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의 무난한 성적을 썼지만 양키스는 이에 만족하지 못했다. 몽고메리는 2022시즌 양키스에서 21경기 114.2이닝,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그 해 여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해리슨 베이더와 1:1 트레이드로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했다.
당시 양키스는 여름 시장에서 '이름값'이 더 뛰어난 프랭키 몬타스를 영입했고 '선발진 교통정리 겸 외야 보강'을 위해 몽고메리를 트레이드했다. 그리고 이 트레이드는 몽고메리와 양키스의 운명을 모두 바꿨다.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몬타스는 부상으로 올해까지도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베이더 역시 부상에 시달리다가 결국 팀을 떠났다. 반면 몽고메리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에이스로 성장했고 텍사스로 트레이드 돼 우승 반지까지 끼고 당당히 FA 시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제 연봉 2,500만 달러급 'FA 대어' 평가를 받고 있다.
'친정'으로부터 저평가를 받은 몽고메리는 양키스를 떠난지 1년 반만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마운드 위에서도 반전을 이뤄낸 몽고메리는 이제 대형 계약과 함께 '인생 역전'을 바라보고 있다.(자료사진=조던 몽고메리)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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