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소경제로 가는 길

문재도 H2KOREA 회장 겸 세계수소산업연합회 의장 2023. 11. 8. 04: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소경제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미국의 계획이 구체적 모습을 드러냈다. 바이든 정부가 10월 중순 7개의 지역의 청정수소 허브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이 사업들은 민간과 연방, 주정부가 협력하는 파트너십 형태로 추진된다. 연방정부가 70억불을 지원하고 400억불 이상의 민간투자를 이끌어내어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을 통해 탄소중립 달성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화석연료를 활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그레이 수소를 대신해 그린, 블루, 원자력수소와 같은 청정수소를 2030년까지 매년 3백만톤을 생산한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로 생산할 그린수소 뿐 아니라 모든 가용한 기술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인프레감축법'에 의거해 청정수소 생산 1kg당 최대 3달러의 조세지원을 할 예정인데 30년대 초에는 청정수소의 생산단가를 1달러대로 낮춰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수소경제 선도국으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지금 수소자동차와 발전소 같은 활용 측면에 집중돼 있지만 정부에서 청정수소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 전반을 육성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9월 윤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방안으로 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원자력과 수소 등 '무탄소(Carbon Free)' 에너지를 모두 활용하는 무탄소동맹(CFA) 구성을 제안했다. 또한, 사우디 정상방문 계기에 양국은 청정 및 그린수소 생태계 조성에 협력하는 '수소 오아시스(H2Oasis)' 구상에 합의함으로써 다소 침체되었던 수소산업계에 기대를 준다. 사우디는 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에 쓰이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나 수소로 할 예정이며, 우리 기업들은 다양한 수소프로젝트에 참여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청정수소발전시장' 입찰이 본격화되는 것도 희망을 키운다. 전체 전력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화력발전소에서 27년부터 청정수소나 대체물인 암모니아를 기존의 석탄이나 천연가스와 혼소하여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게 된다. 어떤 수소가 청정수소인지 결정할 '청정수소인증제'가 금년말에 확정되면, 청정수소나 암모니아를 수입할 특수선박의 건조, 인수기지 건설 및 발전설비의 개조 및 신축 등 생태계 전반에서 투자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들의 수소산업 육성 움직임도 활발하다.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가 전체 전력의 20% 가까이 되는 제주도는 그린수소를 생산해 수소차, 드론 등 다양한 운송수단에 사용할 청정수소 생태계 구축을 이미 시작했다. 전통제조업이 발달한 부울경 지역은 수소산업 소재나 부품, 수소선박이나 트램 등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큰 전라남도는 여수 광양권의 기존 산업단지에서 쓰이는 연료와 원료를 청정수소로 전환하는 '그린산단'을 구체화하고, 해상풍력 단지 건설과 함께 '알이백(RE100)' 달성을 희망하는 기업들을 발전소 인근에 유치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기도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청정수소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충북은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하여 바이오 수소를 생산하여 자동차연료 사용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등 대부분의 지자체가 수소전략을 본격화했다.

한편, 17개 민간 기업 들은 지난 5월에 수소동맹을 통해 협력하고 생태계 전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11.22일에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그린비지니스위크' 행사는 이러한 수소경제 미래를 눈으로 확인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생각난다. 정부가 수립한 계획이 실제로 구현되려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내년 시행을 앞둔 '청정수소발전입찰제도'와 현재 작업중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수소의 역할과 비중이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문재도 H2KOREA 회장 겸 세계수소산업연합회 의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문재도 H2KOREA 회장 겸 세계수소산업연합회 의장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