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된 지금도 직접 진료… 환자 포기 않는 신념 지켜와” [슬기로운 원장생활]
―노원을지대병원 개원 멤버로서 병원장까지 하게 된 비결은.
“당시 전문의, 회사로 따지면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처음부터 동료들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다 보니 서로가 눈길만 딱 봐도 아는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원장 생활도 특별히 뭔가를 더 하기보다는 평소처럼 하다 보니 벌써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소통의 달인으로 불린다던데.
“평소 어디 가서 부탁하는 건 잘못하지만 ‘저 정도는 풀어드릴 수 있겠네’ 하는 곳에서 서로 간 갈등을 해소한다든지 그런 부분은 잘했던 것 같다. 그래도 늘 부족하다. 원장직만 맡으면서 직원들의 소리를 더 많이 듣고 해결해야 하는데 환자 진료하고 수술하다 보면 시간을 많이 못내 아쉬운 부분이 많다.”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한다던데 하루 일과는.
“아침 7시면 병원에 출근한다. 월, 화, 수는 보통 7시 반부터 회의가 있고 그 외에도 오후회의, 안건회의, 결재 일정이 있다. 나머지 시간은 주로 외래와 수술로 환자 진료하며 시간을 보낸다. 틈틈이 면담 시간도 갖는다.”
―병원장직을 수행하면서도 끝까지 환자 진료를 놓지 않는 이유는.
“임상의사는 당연히 환자 진료하는 게 제일 큰 책무다. 예전에 저를 가르쳤던 은사님들이 한양대에서 세 분이나 원장님을 하셨다. 그분들이 저의 스승이면서 또 원장직에서도 스승이신데 모두 다 원장직을 하면서 진료를 거의 그대로 하셨다. 특히 한 스승님께서 제가 원장이 되니 ‘환자를 놓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하셨다. 그게 제 철학하고도 맞았다.”
―올해 초 비뇨의학과 로봇수술 1000례를 돌파했다.
“메인 집도는 주로 했지만 혼자 이뤄낸 결실은 아니다. 곁에서 같이 도와준 교수들과 스태프들이 있다. 국내에 로봇수술이 도입될 때 제가 50세를 앞두고 있던 때다. 나이의 한계를 넘어봐야겠다고 결심하고 로봇수술을 배웠다. 특히 전립선(샘)암은 로봇수술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매우 효과가 좋아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을 한 것 같다.”
―병원의 대표적인 진료과를 소개해 달라.
“족부족관절정형외과는 국내 족부에서 한동안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뇌졸중 원스톱 치료 시스템이 갖춰진 뇌졸중센터, 로봇수술센터, 당뇨센터 등 전문진료센터가 잘 구비돼 있다. 최근에는 산부인과 권용순 교수팀이 불임과 관련된 자궁선근증 치료를 잘해서 전국적으로 많은 환자분이 오고 있다. 올해 기준 자궁선근증 수술 건수도 2000례를 돌파했다.”
―의사 후배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세 가지 부탁이 있다. 첫째는 ‘겸손하고 환자에게 친절하라’는 당부다. 환자, 보호자의 입장이 되면 의사, 간호사들의 한마디가 중요하고 진료의 전체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 절대적으로 환자와 보호자에게 친절해야 한다. 두 번째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더 발전하라’다. 사실 의사는 험한 직업이다. 환자와의 관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잘했을 땐 칭찬을 받지만 조금이라도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을 땐 고초를 당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자꾸 수동적으로 되고 피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을 위해서는 조금씩 도전하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물론 의사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노하우와 지식은 겸비해야 한다. 마지막 부탁은 ‘자기 술기에 대해 자만하지 말자’는 것.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어떤 진료에 대해서 ‘스스로 만족해, 이만하면 됐어’라는 생각을 가질 때 꼭 문제가 생겼다.”
―앞으로의 병원 운영이나 계획이 있다면.
“병원 발전을 위해 당연히 경영적인 측면에서 성장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매달 진료과장 회의를 통해 각 과의 실적을 공유하고 있다. 경쟁을 부추기기 위함이 아니고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과정이 상당히 선순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지역 병원으로서 지역 주민들이 많이 앓는 만성질환 치료에 힘썼지만 이젠 뇌 질환, 암 등 중증질환 발병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중증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병원이 존립하는 게 의미가 없다. 훌륭한 의료진이 포진된 만큼 중증질환도 잘 치료하는 병원으로 거듭 발전하려고 힘쓰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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